울산 경제 재도약 프로젝트 - 독.뿔.장.꾼 이 기업을 주목하라! 1) 케빈오차드

대기업 중심이던 울산의 기업지형에 중소기업들이 약진하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울산지역 중소기업·수출기업 기관들의 추천을 받아 지역대표 중소기업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업체들을 만나보고자 한다. 
 

  울산 출신 강승재 대표
  친환경 고체 주방세제로
  우수중기마케팅대전 TOP5
  대표 상품 ‘오떼떼마모떼’
  맨손 설거지 89% 일본 겨냥
  현지 내 독점 공급 성사 앞둬
  협력사와 해외 진출 준비 중
 “울산도 스타트업 정책 필요”

 
케빈오차드 강승재 대표가 상품 개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임경훈 기자 qtm0113@iusm.co.kr

지난달 1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케빈오차드의 친환경 고체 주방세제 ‘오떼떼마모떼’는 2018우수중소기업마케팅대전에 참가해 공개오디션 끝에 히든스타상품 TOP5에 선발된다.
예선전에 참가한 업체는 무려 211개. 이 대회에서 TOP5에 들면 상품판매력이 탁월한 국내 7대 TV 홈쇼핑에 무료 판매방송되는 특전 부여는 물론, 정책매장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른바 ‘대박의 길’로 갈수 있는 통로를 찾게 된 것이다.

#울산테크노파크에 둥지 튼 케빈 오차드
그로부터 한달여쯤인 지난 13일 중구 다운동 울산테크노파크에 입지한 케빈오차드 본사 겸 연구실을 찾았다.
사무실 한켠에는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탁자가 놓여져 있고 안쪽 벽면쪽에는 실험실 등에서나 봄직한 깔대기 등의 연구자재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입구쪽에 놓여있는 투명 자루에는 액체 주방세제를 뿌려 설거지를 할 때 쓰는 수세미가 한 가득 담겨져 있었다.

#지난해말까지 생산라인도 구축
2015년 2월 법인등록을 마친 강승재 대표는 ‘오떼떼마모떼’ 개발과 관련한 R&D 수행을 위해 지금의 테크노파크로 사무실을 옮겨 제품 개발에 나섰다. 주부들이 설거지 때문에 습진에 걸린다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 진 게 고무장갑을 끼지 않고도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천연원료 100%(포도당, 베이킹소다, 천연 계면활성제)로 된 친환경 고체 주방세제다.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생산라인은 2016년 구축에 나서 지난해말 상업생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는 1시간에 3만개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설비다.

주방세제는 대개 11가지의 물질을 혼합해 만드는데 오떼떼마모떼는 3가지 물질만으로 만들어졌다. 거품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아 물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설거지 기름때도 잘 빠질 뿐만 아니라 세포막 파괴 등 피부 트러블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한알씩 개별 포장돼 있어 야외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용 수세미는 3층 직조 원단으로 편안한 쿠션감을 줄 뿐만 아니라 털기만 해도 물이 빠지는 등 통기성이 좋고 고체 세제가 밖에 못나오도록 설계돼 있는 등 디자인 등록에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강 대표는 “세제분야는 1970년대에 액상세제가 개발된 뒤 기술적 진보가 없었던 부분인데 세계 최초의 고체 주방세제 개발로 그것을 이끌어 냈다”며 “원래 주방세제는 수세미와 별도 구매하는 데 소비자들이 귀찮다는 이유로 수세미를 제때 교체하지 않는 습관이 있어 오떼떼마모떼는 한달 분량(24일)의 세제를 교체할때 수세미도 제공해 자연스럽게 교체가 이루어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케빈오차드 강승재 대표가 직원과 함께 대표 상품인 친환경 고체 주방세제 ‘오떼떼마모떼’를 선보이고 있다. 임경훈 기자 qtm0113@iusm.co.kr

#89% 정도가 맨손 설거지 일본 시장 겨냥
오떼떼마모떼는 당초 제품 개발 단계부터 기존 매장보다는 상품 전시 공간이 협소한 일본 편의점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68% 가량이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는 반면 일본은 89% 정도가 맨손 설거지를 하고 있어 일본 시장의 성장성을 더 높게 본 것.
“손을 지켜줘”라는 의미의 오떼떼마모떼라는 제품명도 2016년도에 국내에 있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공모를 해 만들었다.
일본내 독점 공급 계약 성사단계에서 일본쪽 기업에서 자국에 물건을 들여오기 전에 테스트를 한번 해보자고 해서 나간 마케팅대전에서 TOP5 자리까지 올라가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이다.

강 대표는 “200명의 소비자 테스트에서도 기름때 제거에 대한 불만과 미끌거림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판매도 오프라인의 경우 국내 한 대기업서 전담하기로 계약이 돼 있어 홈쇼핑이나 온라인 등에서만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의 경우 1년치 제품으로 묶어 판매할 계획인데 개별제품 단가는 4,000원 가량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1통에 고체 세제가 24개 들어 있으며 고체세제 1개로 4인 가족 기준 세 번정도의 설거지를 할 수 있다.

#특허도 여럿 보유 발명가 기질도 다분한 강 대표
1973년 울산에서 태어난 강 대표는 고교까지 울산에서 다녔다. 타 지역에서 학업을 마친뒤 30대 중반까지는 고시공부를 하다가 꿈을 접고 울산에 내려와 시작한 게 무역업이었다.
국문학도였던 강 대표는 15년전 무선 MP3 이어폰을 혼자서 개발해 특허를 내는 등 발명가 기질도 다분했는데 강 대표의 이번 아이디어가 R&D를 통해 구체화되면서 새로운 본업이 된 것.
그런 강 대표는 현재도 제품 개발부터 R&D, 영업 등 혼자서 여러 역할을 맡고 있다.
회사에는 강 대표 외에 연구원, 생산담당, 업무담당 등 3명의 직원이 있는데 사업이 확장되면서 해외 마케팅 인력부터 충원 압박을 받고 있는 중이다.

#협력업체들과 해외 진출도 계획
강 대표는 최근 미국과 유럽 바이어를 만나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한 사전점검을 하고 있다. 우선 생산시설을 컴팩트하게 해 독일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는 협력업체들과 함께하는 일이다.
케빈오차드의 협력업체는 덩치가 비교적 큰 것만 해도 국내에만 4개에다, 해외업체도 스위스, 미국업체 등을 합쳐 모두 10개 이상에 달한다.
베트남의 경우 3개의 한국 현지 업체가 있는데 수세미 원단 가공과 봉제는 모두 베트남에서 하고 있다.
올해 케빈오차드의 매출 목표를 20억원으로, 내년에는 매출 3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 대표의 차기 출시 제품은 과채 세정제. R&D도 끝내고 시제품과 특허등록까지 마친 상태로 조만간 시중에 나올 전망이다. 과채 세정제까지 스타상품 반열에 오를 경우 케빈오차드가 가정용 세정제 전문회사로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강승재 대표는 “철저한 준비 없이 스타트업을 할 경우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에는 끈기가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맺기위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울산은 사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아무것도 갖춰져 있지 않은 만큼 울산시도 울산에서스타트업을 하더라도 성공적으로 정착 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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