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산대학교 병원 안과 이창규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
소리 없이 시력을 앗아가는 녹내장, 완치할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더욱 무서운 병이다.
한번 고장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안압을 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커피와 같은 고카페인 음료가 안압을 높이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들 말한다.
국가별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 세계 2위(2016년 한국무역협회 통계결과)인 대한민국에서 녹내장 환자들은 더이상 커피를 즐길 수 없게 되는 걸까?
울산대학교 병원 안과 이창규 교수에게 녹내장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대해 들어본다.
◆ 녹내장이란?
녹내장은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눈의 압력(안압)이 증가해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고, 그로 인해 시야결손이 발생한다.
만성녹내장의 경우 말기가 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다. 말기가 되어서야 증상이 나타나고 실명에 이르게 된다.
일단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노안이 시작되는 40대부터는 그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 커피와 안압과의 관계
커피의 피로 해소, 각성 등 효과의 주된 성분은 카페인이다. 카페인은 뇌-혈관장벽을 쉽게 통과하여 중추신경 흥분작용물질로 작동하고 따라서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면 각성상태가 유발되면서 기분이 들뜨고 좋아지는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카페인과 안압과의 관계는 상반된 여러 보고들이 있다.
카페인이 안압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보고들도 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 섭취가 유세포분석기(fluorocytometry) 측정법으로 측정한 인간의 방수의 흐름과 안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환자들에게 1% 카페인 안약을 만들어 사용하게 하였을 때 약 1주일까지의 실험에서는 안압 상승효과가 없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카페인이 안압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정상인이 하루에 400mg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 약 1시간 반까지 4mmHg 의 안압상승이 일어났다.
본 저자도 이와 관련된 연구를 실시했다. 에너지 음료 중 카페인이 350mg 포함된 에너지 음료가 20~30대 정상인 안압에 어떤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에너지음료를 마신 군과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마신 군을 비교한 결과 에너지 음료를 마신 군이 대조군에 비해 마신 이후 30, 60, 90분까지에 의미 있는 안압 상승이 있었으며 최대 2mmHg까지 높은 것을 확인했다.
◆ 녹내장 환자는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커피전문점의 커피 한 잔당 카페인 함량은 평균 123mg이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100~150mg당 안압은 약 1mmHg 정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안압 상승은 정상인 보다는 녹내장을 가진 환자에서 더욱 명확히 보이기도 하는데, 짧게는 1시간 반에서 길게는 12시간까지 안압이 상승하기도 한다.
따라서 녹내장 환자들에서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를 마시는 경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상인에게 안압 상승 1~2mmHg는 일중 변동폭에 들어가는 수치지만 녹내장 환자에게 안압을 1mmHg 떨어드리는 것은 녹내장 진행 위험을 10%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는 커피로 인한 안압상승은 녹내장 환자에게 무시하지 못할 수치다. 특히 카페인으로 인한 대부분의 안압 상승이 일시적이기는 하나 반복된 커피의 복용으로 지속적으로 안압이 상승한다면 이것이 녹내장의 진행의 위험인자로 작용하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병원에서 진료를 보기 전 커피 복용을 자제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녹내장 환자들은 커피전문점 커피를 최대 하루에 두잔, 시간적인 간격을 두고 마시거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으나 비교적 적게 포함되어 있는 decaffeine coffee나 녹차 등의 차를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차에는 flavonoid라는 성분이 풍부한데 이것은 안압을 떨어뜨리고 신경절 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녹내장 환자나 녹내장의 고위험군에게 좋은 기호 식품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