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제조업체 60%가 향후 경기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상의 전경.  
 

부산지역 제조업체 10곳 가운데 6곳이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말을 앞두고 당초에 세운 영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의 경영난은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가 발표한 ‘부산 제조업체 경기 및 기업 주요 이슈 모니터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4%가 국내 경제 상황을 중장기적으로 우하향 추세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경제 상황이 바닥이 아니며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향후 경기가 더 비관적이란 속내를 보인 것으로 지역 경제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부산지역 주요 제조업체 3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업체의 28.3%는 일시적인 경기 부진으로 판단했고, 12.2%만 회복세 또는 전환기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현재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로 지역 제조업체의 63.6%가 주력산업의 침체를 들었다. 다음으로는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16.8%)와 경제 양극화(10.3%), 폐쇄적 규제환경(5.6%) 등을 지적했다.

현재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연초 목표한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업도 54.4%에 달했다. 44.4%는 목표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고,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업체는 1.1%에 그쳤다.

지역 제조업체들은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이유로 응답업체의 50.4%가 내수시장 둔화를 꼽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중 간의 통상 분쟁에 대해서는 우려가 큰 편이나 직접적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중 통상 분쟁의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81.7%로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친다고 응답한 기업은 18.3%였다.

다만 업종별로는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섬유와 1차금속업이 미·중통상 분쟁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섬유와 철강 기업의 70.0%와 41.2%가 미중 통상 분쟁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실제 섬유와 철강 제품의 대중국 수출은 올해 8월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3%, 15.1%나 각각 감소했다.

최근 한반도 화해무드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경협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23.9%에 불과했으며, 76.1%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경협사업의 추진방향과 사업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데다 정치적 안전 보장 장치가 미흡해 리스크가 크기 때문으로 부산상의는 내다봤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이번 기업 모니터링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비관적인데다 절반이 넘는 조사 기업이 영업목표 달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에 대해 엄중한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지역기업의 경영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력산업 내수진작과 함께 금융과 세제 등 과감한 정책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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