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좌병영계록(1864)   
 
   
 
  ▲ '懇切'표기의 경상좌병영계록(1864)   
 

전국적인 해맞이 명소인 ‘간절곶’을 표기하는 한자가 ‘艮絶串’이 아닌 ‘懇切串’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정한 전 동구문화원 지역사연구소장(현대고 교사)은 “각종 고문헌에 지역의 소지명을 기록하지 않아 현재 쓰고 있는 한자 ‘艮絶串’과 관련한 과거의 기록을 찾아볼 수 없어 일본인들이 지은 한자명일 가능성이 많다”며 “간절곶은 19세기 전까지는 이길곶으로 불렸으나 1864년을 전후로 懇切串이라는 한자의 간절곶으로 지명이 굳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정한 전 동구문화원 지역사연구소장은 현재 쓰고 있는 ‘艮絶’이 아닌 ‘懇切’이라는 근거로 「울산읍지」 발간 이전인 1864년에 발간된 「경상좌병영계록」 을 제시했다.

이 문헌에는 ‘간절(懇切)’이라는 한자의 지명이 등장하는데, 이 단어가 담긴 문장을 한국역사정보시스템에서는 ‘우리 배인지 왜인의 배인지 불분명한 배 2척이 돛을 걸고서 형체를 드러내어 간절곶(懇切串) 외양(外洋)에 머뭇거리고 있습니다’고 번역하고 있다.

‘艮絶’의 뜻은 ‘동북 끝쪽’이라는 뜻이고, ‘懇切’의 뜻은 ‘절실히 희망한다’는 뜻이다.

대동여지도(1861) 등 10종의 지도와 1640년부터 1886년까지 약 250여년간 외교 관련 업무 상황을 기록한 「전객사일기」 등의 문헌기록에는 현재 간절곶과 인근지역을 통틀어 ‘이길곶’(爾吉串)으로 표기돼 있다.

지역 향토사학자들에 따르면, ‘艮絶串’으로 표기된 고문헌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울산읍지」에 ‘艮絶旭肇早半島’라는 구절이 등장할 뿐이다.

이에 이 교사는 “간절곶은 새해 첫일출을 보기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간절하게 소망을 비는 곳인 만큼 원래 이름인 ‘이길곶’으로 되돌리거나, 절실히 희망하는 곳이라는 뜻이라 일출 명소이름으로 잘 어울리는 ‘간절(懇切)’로 바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향토사학자 고 이유수 선생은 1986년 발간한 「울산지명사」를 통해 “‘艮絶’에서 ‘艮’자는 방위 동북간과 시간 2~4시를 가리키며, 간괘 간(艮)을 쓰기도 하고 간짓대 간(竿)을 쓰기도 한다. 이 곳은 조선 초에는 이길곶이라 불렸다”고 쓰고 있다.

현재 「울주지명사」 발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향토사학자 박채은 씨는 “경상좌병영계록에서 한자를 잘못 기록했거나 오랜 세월 자연환경 등의 여러 변화요인으로 ‘艮絶’이 ‘懇切’로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절곶이라는 지명은 일제강점기 이후 ‘간절갑(艮絶岬)’이라 불렸지만, 일본이 우리나라의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갑(岬)으로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난 2000년 ‘곶(串)’으로 바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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