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 해수욕장2길 42에 위치한 인더썬은 겉으로 보면 '깔끔한 카페' 같은 느낌이다. 고태헌 기자  
 
   
 
  ▲ 인더썬 배예니 대표는 '기와집 아래 레스토랑'처럼 '카페같은 한정식'을 추구했지만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가끔 카페인 줄 알고 헷갈린다고 밝혔다. 고태헌 기자  
 
   
 
  ▲ 인더썬에 혼자 가더라도 기본 정찬만으로 푸짐한 한정식을 즐길 수 있다. 2인 이상 간다면 마늘조림 돼지갈비와 소불고기를 정찬에 더해보자. 고태헌 기자  
 
   
 
  ▲ 양념한 돼지갈비와 마늘을 함께 조려 나온 마늘조림 돼지갈비. 고태헌 기자  
 
   
 
  ▲ 미리 재워둔 소고기를 채소와 함께 조리한 소불고기. 고태헌 기자  
 
   
 
  ▲ 프랑스산 고메버터와 손수 담은 간장 새우가 어우러져 감칠맛 나는 버터간장새우밥. 고태헌 기자  
 
   
 
  ▲ 제철 통영 멍게로 담은 멍게 젓갈에 각종 채소와 시골 참기름을 더한 양념멍게밥. 고태헌 기자  
 

평생 끝나지 않는 고민 중 하나가 ‘오늘 뭐 먹지’이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이들에게는 하루의 중대사 일지도 모르겠다. 혼자 독립해서 살다보면 처음에는 어머니의 눈치를 보며 자주 즐기지 못했던 배달음식 등을 자유롭게 시켜 먹기도 한다. 또 지인들과의 자유로운 외식도 즐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리워지는 것이 평범하지만 정성 가득한 엄마의 식단이다.

다소 평범하지만 정갈함이 넘치는 식단에 바다풍미 가득한 별미를 일산지 바다를 보며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가보자. 동구 해수욕장2길 42에 위치한 인더썬은 카페 같은 느낌의 깔끔한 이미지다. 다양한 한식정찬과 숙성한우를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 바다향 가득 비빔밥과 석화

간장게장이 ‘밥도둑’으로 군림하는 동안 새롭게 나타난 것이 간장새우다. 새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게장보다 오히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다 ‘자취생불패’라는 간장시리즈인 간장계란밥 간장버터밥을 더하면 그야말로 훌륭한 한끼다. 바로 ‘버터간장새우밥’ 이름만 들어도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새우의 양이 푸짐해 야채와 함께 씹히는 맛이 좋다.

여기에 바다향 가득 품은 ‘양념멍게비빔밥’도 버터간장새우밥과 더불어 바다의 맛을 책임지는 메뉴다.

동구하면 역시 바다를 떠올리게 되는데, 식재료는 동구 바다의 것은 아니다. 인더썬 대표의 시댁이 통영인데, 산지직송으로 멍게를 공수한다. 재료가 부족할 때는 수협을 통해서 재료를 충당한다.

비빔밥 외에 석화도 메뉴에 있는데 이 또한 산지직송이어서 신선한 바다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수요가 적어 국내에서 공수가 어려운 재료는 수입 중에서도 최상질의 재료를 들여오고 있다. 다만 단골이 되면 재료에 대한 안이함이 생길 수도 있어 주요 거래처는 따로 없다.

# 보기 좋은 정갈한 정찬의 편안함

마늘조림 돼지갈비, 소불고기, 보쌈에 10가지 이상의 정갈한 밑반찬도 인더썬의 장점이다. 손이 많이 가서 쉽게 해먹지 못하는 다양한 반찬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데, 반찬 하나하나가 네모 반듯한 접시에 담겨있어 보는 눈도 즐겁다.

오이지, 파김치, 버섯볶음, 김무침, 나물, 도토리묵 등 손이가지 않는 반찬이 없다. 식당 분위기와 깔끔한 접시 때문인지 한점한점 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맛을 보게 된다.

소불고기와 마늘조림 돼지갈비는 화려한 기교나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집에서 해먹는 소박하지만 익숙하고 정성담긴 맛이다. 이 조합으로 밥을 먹으니 밥이 남을 수가 없다.

밥도 일반쌀이 아닌 ‘홍국’을 사용한다. 홍국이란 일반쌀을 누룩곰팡이로 발효시켜 만든 붉은색 쌀인데, 멥쌀로 밥을 지어 누룩가루를 넣고 따뜻하게 띄운 다음에 더운 기운을 빼고 볕에 말린 것이다.

홍국에 존재하는 모나스쿠스균에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일본과 중국이 홍국을 먼저 생산했고, 국내에서는 10년전 관심을 가졌으며, 그 효능이 입증돼 건강기능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가했다.

중국 명(明)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에는 “홍국은 약성이 온화하고 독성이 없으며 소화불량과 설사를 다스리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소화 기능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술돼 있다.

# 경기불황 동구에 꿈을 펼치다

대학시절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인더썬 배예니(32·여) 대표는 그 시절 좋은 사장님을 만나 장사가 잘 되는 모습을 보면서 요식업에 꿈을 키웠다고 한다. 한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그는 첫 해외여행이었던 신혼여행지에서 한식을 먹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기분을 한국에서도 느끼고 싶다고 전했다.

배 대표는 “사실 음식이 괜찮으면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좋으면 음식에 만족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끼 대접 잘 받고 싶은 마음은 모든 이들이 같다. 그래서 이를 충족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젊은 나이에 사업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준비과정에 있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지금의 가게를 만나게 됐다. 동구의 경기침체로 문을 닫는 가게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그래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라는 생각과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자”라는 도전정신으로 지난 6월 문을 연 것이다.

# 모두 응원합니다

배 대표는 자영업하는 분들의 고충을 몸으로 부딪히면서 이겨나가고 있다. 그래도 가성비 좋은 음식이 결국은 인정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지만 가정이 있는 직원들과 어려운 경기를 생각하면 늘 긴장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손님들의 응원의 한마디에 다시금 힘을 내게 된다.

하루는 손님이 많아 밀려들어오는 바람에 한 예약손님의 자리를 빼주지 못한 일이 있었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주문도 잘못 받는 등 실수의 연속이었다. 너무 죄송했던 배 대표는 죄송한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좋은 가격에 좋은 음식 먹고 가서 오히려 감사했다. 문닫지 말고 오래도록 좋은 음식을 제공해줬으면 좋겠다”는 답장이 와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배 대표는 “초심 잃지 않고 맛과 분위기 가격, 친절 모두 어우러지는 노래하는 한식당이 되겠다”며 “저희 식당을 응원해주시는 손님들처럼 저도 손님들과 동구민들 모두를 응원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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