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블레노우의 'Ajuntament de BCN 22@위원회' David Martinez Garcia 회장이 포블레노우 지역의 도시재생에 관해 인터뷰를 마친 후 도시재생지원센터 건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경훈 기자  
 
   
 
  ▲ 스페인 바르셀로나 22@ 혁신지구의 재 정비된 철로를 따라 신형 트램이 지나고 있다. 임경훈 기자  
 
   
 
  ▲ 바르셀로나의 쇠퇴한 공장지대에서 첨단 산업도시로 탈바꿈한 22@ 혁신지구에는 UPF대학과 연구소, 영상·미디어 기업들이 모인 업무지구와 주거지역이 한데 모여 조성되어 있다. 임경훈 기자  
 
   
 
  ▲ 바르셀로나의 쇠퇴한 공장지대에서 첨단 산업도시로 탈바꿈한 22@ 혁신지구에는 UPF대학과 연구소, 영상·미디어 기업들이 모인 업무지구와 주거지역이 한데 모여 조성되어 있다. 임경훈 기자  
 

조선업 불황의 한파를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울산, 전례 없는 인구유출과 압도적 개인소득 1위에서의 하야, 이제는 현실을 직시할 때가 됐다. 현대중공업 앞 활기차게 도로 위를 수 놓았던 오토바이 부대들, 주말이면 넘쳐나던 백화점 손님들, 두둑해진 주머니에 눈치 보지 않고 시원하게 회포를 풀던 노동자들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제는 풍족했던 과거의 감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살길을 모색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활기차게 추진되고 있고 지역별로도 도시재생사업에 수백억 상당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각 구군별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해 각 구·군에 맞는 모델을 찾고 울산이 나가야 할 방향과 기조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방직공업도시에서 첨단산업 중심지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과 동남쪽 해변을 잇는 포블레노우 지역은 1960년대 전까지 바르셀로나 최고의 방직산업집적 도시로 이름을 알렸다. 1960년대 이후 제조업 쇠퇴로 탈산업화의 바람이 불면서 공장들의 이전이 이어졌고. 결국 도심 속 슬럼화가 일어났다. 1963년부터 1990년까지 포블레노우 지역의 1,300여개 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됐다.

이에 스페인 정부와 바르셀로나시는 2002년 ‘22@Barcellona 프로젝트’를 통해 주거, 문화 등 도시 환경을 개선하면서 미디어·ICT·에너지 등 혁신창출이 가능한 지식 집약형 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공업 전용 지역을 주거 및 리서치센터, IT, 미디어 등의 지식기반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지역으로 재생·발전시키고 이를 그 주변으로 확산시키는 프로젝트다. 스마트 기술과 지식창출 산업을 접목시켜 혁신거점공간으로 육성하고 균형적인 컴팩트 시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다.

15년 가량이 지난 지금 500만㎡ 가량 넓이의 포블레노우 지역 중 ‘22@Barcellona 프로젝트’가 진행된 곳은 200만㎡의 두개지구다. 현재는 1만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9만2,000개의 일자리가 있는 곳이다. 프로젝트가 진행된 이 지구는 이제 월간 660억원 가량의 가치를 창출하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고 바르셀로나 전체 경제활동의 8%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에너지 절감지역 포플레노우

프로젝트는 거주지, 주거공간, 공공주택, 산업지구, 편의시설 등에 중점을 두고 생산성, 경제활동, 새로운 건물 건설 등의 3가지 컨셉에 맞춰 진행됐다. 그런데 이 컨셉을 지탱하는 기반은 ‘지속가능한’이라는 의미다.

우선 새로운 건물을 짓기 위해 법을 손질했다. 블록하나의 철거를 하는데 집주인과 건물주 60%이상의 동의를 구해야 했고 시의 조례 재정에 따라 부지의 30%를 시에 기부해야 한다. 그렇게 기부된 부지는 공공주택이나 녹지공간을 조성해 주민들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 사유지 주민들은 지역냉난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했다. 18km 가량 길이의 지역냉난방 시설의 전력은 지하 특수배관을 통해 공급되는데 이는 도시의 끝자락에 있는 쓰레기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고 있다. 이 설비를 설치하는 대신 지주들에게는 용적률을 높여주는 혜택을 줘 새로운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 효과로 기존에 발생하던 에너지 사용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절감효과를 거뒀다.
이 같은 효과는 기술관련 산업기반 업체와 호텔, 대학교 등이 지구로 입주하는 매개체가 됐다.

#지속가능한 도시로 남기를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사례로 시계각지에 소개되고 있는 포블레노우 지역은 벤치마킹을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선진지가 됐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은 하나 같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첨단산업지구의 메카’라는 이유로 화려한 볼거리를 상상하거나 북적대는 도심지의 모습을 그리고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혁신지구는 지역주민들이 본인의 일자리에서 생활하고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는 극히 일상적인 공간이다.

바르셀로나 시의회 공동위원회 이사인 데이비드 마르티네스 가르시아(David Martinez Garcia)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유지를 위해 인구가 무조건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며 “발전하는 규모에 맞는 적당한 인구 유입과 관리를 통해 이 지구가 생기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과제를 맞이할 것이며 연구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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