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월' 한 장면. 연합뉴스

김중현 감독 연출…오는 30일 개봉

곧 따뜻한 봄이 올 듯하면서도 여전히 지독한 추위가 살을 파고든다.
이달 30일 개봉하는 영화 ‘이월'(감독 김중현)의 주인공 민경(조민경 분)은 2월을 닮았다. 겨울도, 봄도 아닌 계절을 딱히 규정할 수 없는 묘한 캐릭터다.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밉상인데도, 처지가 하도 딱해 미워할 수도 없다. 측은한 마음이 앞서지만, 그렇다고 곁에 두기는 꺼려지는 ‘이상한 아이’다.

영화는 민경이 아르바이트하던 만둣집에서 도둑으로 몰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모멸감과 분노로 가게를 뛰쳐나오지만, 집에 가서는 속옷에 숨겨둔 돈을 꺼낸다.
민경은 노량진에서 도둑 강의를 듣다가 수강증 검사를 한다는 말에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월세로 살던 반지하 방에서는 보증금마저 까먹어 쫓겨날 처지다. 갈 곳 없던 민경은 예전에 함께 살던 친구 여진(김성령)의 집을 찾는다.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한 여진이 이제는 우울증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자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결국 둘의 동거는 며칠 만에 끝나고, 진경은 이번에는 진규의 집에 들어가 그의 일곱살 난 아들 성훈을 돌보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도 잠시뿐. 그런 행복에 익숙지 않은 민경은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하고, 모처럼 찾아온 봄날도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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