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가 최근 발의한 미세먼지 저감 조례안이 지역 특성을 담지 못한 사실상 ‘선언적 의미’ 수준이어서 실제 유해 미세먼지 저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학계의 지적이 빗발쳤다. 울산 대기환경의 특성을 보다 깊게 연구하고 이를 반영해 조례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다.
울산시의회 ‘미세먼지 감축과 악취저감 연구회’는 15일 의회에서 지역 대학 환경분야 교수 등 전문가들과 함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최근 발의, 환경복지위원회 상임위에서 가결된 ‘울산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이 유해 미세먼지가 공단과 항만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울산의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울산대학교 이병규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우선 미세먼지(PM10)과 초미세먼지(PM2.5)는 다르다고 전제했다. 특히 대기오염 (조기)사망자의 90%는 PM2.5(이하)로 인한 것일 정도로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PM2.5가 올해 7월 1~19일 66ug/m³으로 전국 최고이고 수도권의 약 20~30에 비해 크게 높다. 그러나 울산에서 PM2.5의 성분이나 독성, 교통, 산업체, 항만, 선박 배출과 관련된 정보가 거의 없어 제대로 된 미세먼지 대책 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교수는 “울산의 특성을 고려하자면 PM2.5의 농도뿐만 아니라 성분에 따른 유해성이나 독성 정보가 고려돼야 한다”며 “조례에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저감’이 2차 발생 PM의 원인물질(전구체)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유기성 물질,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으로 더 구체적이어야 하고, 선박 또는 항만 배출물에 대한 내용도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례의 상위법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면 굳이 지자체 조례로 해야 하는가”란 의문도 제기했다. 앞서 시의회는 조례안에 상위법 위임사항이 아닌 이유로 ‘공단 미세먼지 규제’ 등을 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례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배출가스 5등급 노후 경유차량의 운행제한, 사업장의 조업단축이나 공사시간 조정 등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 내용 위주로 담겼다. 이는 수도권을 기준으로 한 미세먼지 특별법에 정해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울산 특성에 맞는 조례가 제정돼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돼왔으나 결국 특별법 그대로 발의됐다.
이 교수는 울산대, UNIST, 울산보건환경연구원, 울산발전연구원, 산업체 등 대기오염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 가운데 미세먼지와 관련된 과학적 특성 규명과 연구에 기초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UNIST 송창근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도 “조례에 항만지역 관련 특별법 대응을 위한 조항을 신설하고 취약계층 보호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 지정과 관련한 조항도 신설해야 한다”며 “비상저감조치, 자동차 운행제한 등을 위반 시 벌과 규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울산에서는 다양한 산업단지에서 화학물질이 배출돼 대기 중에서 광화학 반응을 하면서 새로운 미세먼지로 생성된다는 주장을 해 온 UNIST 최성득 교수도 이날 미세먼지 모니터링 기법과 연구현황을 발표했다.
울산발전연구원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효과 증대를 위한 보완사항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시설 관리 강화, 항만배출원 조치사항 수립, 차량운행 감소를 위한 억제책과 유도책의 동시 시행, 도로재비산먼지 발생 실태 조사와 관리체계 수립 등을 제시했다. 또 동남권대기환경청의 울산 유치도 중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감축과 악취저감 연구회장을 맡은 고호근 의원은 “울산의 미세먼지가 정확히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로, 제대로 된 연구가 돼야 대책도 수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미세먼지 조례도 상위법 위임사항이 아니라고 해서 모두 못하는 것이 아니라 면밀한 법률적인 검토를 하면 충분히 가능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 집단이 심도 깊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본회의에서 조례가 통과한다면 울산 특성을 반영한 조례 개정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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