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민주시민교육조례안’ 제정을 2년 만에 재추진하자, 일부 보수·학부모 단체들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 이 조례를 둘러싼 진영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반기 조례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1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김시현 의원 대표 발의(발의자 12명)의 ‘울산광역시 민주시민교육 조례안’이 접수됐다.
이 조례안은 지난 2018년 11월 발의됐지만 일부 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철회됐으나, 최근 재추진되고 있다.
조례는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고 민주시민교육의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권리 및 책임의식의 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돼 있다.
조례 상 ‘기본원칙’에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활동으로 울산광역시민이 갖춰야 할 권리 및 책임의식을 함양하는데 기여해야 하며, 시민이 건강한 정치생활을 영위하고 민주적 의식과 역량을 학습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돼 있다.
특히 ‘사적인 이해관계나 정치적 의견의 관철을 위한 방편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거나 ‘학문분야와 사회 현실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이론, 관점 및 의견들이 공정하게 다뤄져야 한다’고도 돼 있다.
그러나 일부 보수·학부모 단체들은 “정치적 악용을 우려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시의회에 발의된 민주시민교육조례안은 비민주적이며, 세금을 낭비하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민주시민교육이란 명칭은 시민들의 편 가르기에 악용될 수 있다”라며 “민주주의의 가치들 중에 ‘의견의 다양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분들은 없을 것인데, 특정 집단의 의견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민주시민’으로 낙인찍게 될 소지가 있는 명칭은 비민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례안의 상위 법률이 존재하지 않고, 국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도 국가가 직접 정치 교육에 관여할 때에 ‘정치 중립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며 “교육을 하고자 한다면 이미 존재하는 ‘평생교육 진흥 조례’에 과목 편성만 하면 되지, 별도의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단체들은 “평생교육 조례의 ‘시민참여교육’으로 추진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정치적 중립성을 요하는 ‘교재 개발’에는 다른 의견을 가진 정당,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견이 없는 영역에 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 단체들은 울산 하나로 학부모 연대, 아청 인권위원회, 성교육 바로잡기 학부모 연구회, 울산 부모마음 교육 학부모회, 손주를 사랑하는 조부모들의 모임, 울주군 학부모 연합회, 미래세대를 사랑하는 청년 연합 등이다.
이 조례를 심의하게 될 행정자치위원회는 공론화를 제대로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김미형 위원장은 “전반기 때 ‘민주’, ‘인권’ 등이 들어가는 조례 제정 추진을 놓고 반대 등 여러 일들이 있었다”며 “그런 문제가 없도록 이해충돌이 있는 찬반 양측은 물론 원하는 시민 모두 참여한 가운데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례 대표발의자인 김시현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시당에서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울산시민연대,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 등 단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조례 내용 전반이나 원활한 시행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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