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 점심시간이지만 거리에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울산 소상공인센터 제공.  
 
   
 
  ▲ 오후 9시를 넘어 찾은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 야간시간대에도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뜸했다.  
 

지난 14일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 이곳은 울산에서 젊음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물으면 반드시 언급되는 곳이다. 울산대학교 정문 건너편 큰 사거리를 이르는 이곳에 서면 네 방향 어디를 봐도 빽빽하게 들어찬 상점들 때문에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여져 두리번거릴 수밖에 없는데, 그 모습이 바보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보사거리 인근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소규모 의류매장,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음식점, 주점 등이 포진, 대학가의 낭만을 만끽하려는 학생 등으로 늘 북적대는 곳이다.
또 주점이 전체 상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탓에 예년같으면 밤늦은 시간에도 각양각색의 네온사인들로 불야성을 이루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이곳 상권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 바보사거리 메인 거리 점포들은 상인들이 서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던 곳이었다. 그런 탓에 이 곳 상점의 권리금은 내놓는 사람이 부르기 나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몇집 건너 한점포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고, 업종 변경이나 폐업을 진행하며 내놓은 가게의 물건들도 눈에 띄었다.
몇몇 점포들은 권리금을 포기 하다시피 가게를 내놓고 있지만 인수하겠다고 덤벼드는 사람도 없어 영업도 하지 않은 채 임대료만 내고 있다는 게 한 상인의 귀띔이다.
인근 H공인중개사 대표는 “현재 울산대 앞 가게의 임대 거래는 성사 된 것이 전무해서 시세를 파악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업주들은 인테리어와 집기 마련에 들어간 목돈 때문에 쉽게 가게를 포기하지 못하고, 빚에 빚을 내 겨우 가게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국수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점심 시간 막바지인 오후 1시가 가까운 시간이긴 하지만 매장 안에는 한 테이블의 손님도 없었다.
국수 가게 주인은 “매출이 코로나 이후 40% 이상 급감 했다”며, “궁여지책으로 배달을 내세워 겨우 장사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배달 주문은 마진이 떨어져 이래저래 마음고생만 심하고 출구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가득한 주점들이 활기를 불어넣는 저녁시간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 반께 찾은 거리는 휑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비수기인 겨울방학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해마다 수능이 끝난 이맘때는 해방감을 느끼려던 예비대학생들과 계절학기에 다니는 학생, 젊은이들로 가득찼을 이곳은 거센 한파보다 더한 냉기가 느껴졌다.
정부와 울산시가 재난지원금 등으로 소상공인 보호에 나서고는 있지만 코로나19에 빼앗긴 매출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시민들의 소비촉진 활동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울산 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 김상범 센터장은 “정부 지원이 지속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는 만큼 내가 사는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이웃을 아끼는 마음으로, 울산 시민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울산시 소상공인을 위한 활발한 소비 촉진이 이뤄야할 할 시점”이라며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소비만이 우리 모두를 함께 웃게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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