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중심 전세계 백신 접종 가속화로 석유제품 수요 늘어
여름 휴가철 이동 수요 급증 예상…호조세 당분간 지속 전망
항공유 수요 회복 따라 ‘2분기 대규모 호실적’ 판가름 날 듯

 

정유사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업계가 작년 코로나19로 겪었던 역대 최악의 시기를 이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항공유 마진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손익분기점 수준에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보다 0.3달러 상승한 배럴당 3.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2개월 전인 작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초 1~2달러 수준이었던 정제마진은 4월 들어 상승세를 타며 3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수송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일반적으로 4달러 이상은 돼야 수익이 난다고 알려졌다.

정제마진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휘발유다.

지난주 휘발유 마진은 배럴당 11.0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경유(5.4달러)와 등유(5.5달러), 항공유(4.4달러)까지 고르게 상승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개선되고 있어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한파에 따른 대규모 가동 차질이 발생했던 지난 2월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에 접근한 셈”이라며 “수요 회복 시 정제마진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제마진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경우 지난 2월 기습 한파로 정제설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그동안 높았던 휘발유 재고가 크게 소진됐다. 특히 여름 휴가철 시작과 빠른 백신 접종 진행이 겹치면서, 올해 여름 휴가철 이동 수요가 급증해 높은 휘발유 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항공유 수요의 회복 여부라는 의견이 많다. 국내 정유사들의 항공유 생산과 수출 비중이 높아서다. 지난주 항공유 마진은 전주보다 2.0달러 오른 배럴당 4.4달러로 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항공유 수요가 회복되는 점은 국내 정유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항공유 수요 회복은 경유 수급 개선과 함께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정유사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정제마진 개선이 지속되면서 정유업계가 2분기에도 대규모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정유업계는 지난 1분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평가이익을 기반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1분기 국제유가는 지난해 4분기 대비 배럴당 약 15.3달러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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