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부활 30년, 이제는 ‘지방분권’ 이다
올해 지방자치제 부활 30주년을 맞이했다. 한 세대가 지났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지방은 소멸 위기에 처했다는 말도 들려온다. 이제 중앙 권력의 분산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정신이자, 국가발전 전략이다.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따라 울산과 부산·경남이 추진 중인 광역연합 등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 근거 등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창간 30주년을 맞아 ‘자치분권 2.0 시대’를 앞둔 울산의 모습과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인구 800만’ 울산⋅부산⋅경남
 경제⋅생활⋅문화공동체 구성
‘1시간 생활권’ 행정도 하나로
 지방선거 전 ‘광역연합’ 출범
 내달까지 설계 완료⋅보고회

 지방행정 감시기관 ‘지방의회’
 주민 의사⋅지자체 정책 등 반영
 내년 지방자치법 개정안 시행

 인사권  이관⋅전문인력 확대
 집행부 감시⋅견제 기능 강화
 시의회 ‘자치분권 주역’으로

 

지난해 12월 8일 울산시의회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촉구 결의하는 모습.

 

# 뭉쳐야 산다…수도권에 맞서는 울부경 광역연합
“동남권이 수도권과 경쟁하는 국가 발전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우리는 수도권 집중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부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과 부산, 경남의 광역연합 구축 전략을 뒷받침하겠다는 약속과 함께한 발언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따라 2개 이상의 자치단체 간 협력을 통해 교통·환경 등에 공동 광역사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한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운영의 근거가 구체화됐고, 이어지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울부경 광역연합’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별지방자치단체는 기존의 행정 체제를 유지한 채 각 지자체 간 협의와 협약, 연합, 통합 등의 형태로 새로운 기능과 권한을 갖는 체제다.
인구 약 800만에 달하는 울산과 부산, 경남을 하나로 묶으면 지역 내 총 생산은 276조원이다. 수도권의 3분의 1 수준으로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은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울부경 광역연합의 경우 행정통합을 목표로 삼아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타 지역과 달리 지자체간 협의가 상대적으로 쉬운 경제공동체와 생활·문화공동체를 우선 구성하고 장기적으로 행정공동체까지 나아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동으로 연계 협력 사업을 집행할 수 있는 행정 기구와 의회에서 추천된 의원들이 참여하는 의회를 구성해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형태로 선 운영하고, 이후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장기적으로 행정통합에 이르겠다는 로드맵이다.

이를 위한 최우선 선결 과제는 울산과 부산, 경남 간 ‘1시간 생활권’ 구축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에 따라 향후 5년 권역별 광역교통망 계획에 울산시 사업 총 8개가 반영, 울부경 광역연합의 주춧돌을 쌓았다.
울산~양산~부산(신규) 50㎞,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울산역~양산 북정~김해 진영) 51.4㎞ 구간이 완성되면 부산-울산 구간은 72분에서 60분으로, 김해~울산은 135분에서 37분으로 이동 시간이 단축된다.

이와 함께 주요 교통거점별로 환승센터가 설치되면 대중교통 환승연결이 편리해진다.
이에 따른 공간혁신과 항만 공항 철도를 연계한 동북아 물류 플랫폼, 수소 경제권 등의 공동협력 사업을 통해 이들 지자체는 산업·경제혁신은 물론 지역 대학과 기업의 협력으로 지역 우수 인재 양성 혁신에 힘을 모아나갈 계획이다.
현재 목표는 내년 지방선거 전에 특별지방자치단체인 ‘울부경 광역특별연합’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운영을 승인받은 ‘울부경 광역특별연합 합동추진단’ 기구 구성이 완료됐다.

1990년 7월 15일 초대 울산시의회 본회의 장면.

합동추진단 기구는 1국 2과 6팀, 25명으로 구성되고 부산에 한시기구로 설치되며 사무소는 울산에 자리 잡았다.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합동추진단은 △광역특별연합의 의회 구성 △집행기관장 선출 △각 지자체로부터 이관 받을 사무 선정 등을 협의하게 된다.
지난 6월 초 개최된 ‘동남권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방안 연구’ 중간보고회에 따르면 현재 집행기관장은 ‘4년 임기의 외부 인사 위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구성은 울·부·경에서 각 의회에서 4명씩 참여해 현직 광역의원 12명으로 구성하는 안을 제안했다.

지휘본부 역할을 할 ‘사무소’의 위치를 두고는 업무별 분산 배치 방안이 언급된다. 울산은 산업경제·재난 안전, 부산은 기획조정·행재정·광역교통·유통물류, 경남은 문화관광·지역계획·중기벤처 등을 맡고 세 지역에 각각 사무소를 두는 방식이다.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8월 말까지 특별지방자치단체에 관한 설계를 완료하고 울산에서 최종 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된 울산 8개 사업 위치도.

 

# 지방의회로 넘어온 공…자치분권 시대의 주역은 울산시의회
30돌을 맞이한 지방의회는 그동안 주민대표기관이자 지방행정의 감시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주민의 의사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등에 반영시켜왔다.
내년 시행되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은 단체장 중심의 자치와 행정을 전반적으로 개선, 지방의회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시켜 권한을 높이며 법적 기반 형성과 울산시의회 의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집행부 감시·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울산시의회는 향후 실질적인 자치분권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내년부터 울산시의회 소속 공무원들의 인사권이 의장에게 독립적으로 부여되고, 의원 정수 절반에 해당하는 수만큼 정책보좌관을 둘 수 있게 됐다.
현행 울산시의회 사무처 인력을 기존보다 30% 정도 확대, 최대 100명 정도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 의장에게 의회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2022년 1월13일)을 이관하고, 법령 등에 따라 임면·교육·훈련·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도록 명시해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한층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의회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
2~3년 의회에서 근무 한 이후 집행기구로 복귀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이 강화, 의회에 특화된 전문 역량의 축적이 가능해지면서 시도의회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조직적 차원에서 시도의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정책지원 전문인력으로 의원 정수의 1/4 범위(2022년 말), 1/2(2023년 말) 범위에서 인력지원이 가능해졌다. 울산시의회에는 2022년 말 5명, 2023명 10명 가량을 둘 수 있게 된다. 다만 당초 의원 정수 대비 1대 1 배치를 요청했던 만큼 울산시의회는 국회와 관계부처에 전문 인력의 1대 1 배치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다.

지난 5월 13일 울산시청에서 울부경 부단체장 회의를 개최, ‘울부경합동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울산시의회는 내년 지방자치법 시행을 앞두고 상임위원회 인력 강화에 나섰다.
집행부에 비해 의회 상임위원회의 직급이 낮아 업무협의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지적을 반영해 행정자치위원회와 환경복지위원회, 산업건설위원회의 6급 주무관을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한 5급 사무관으로 상향시켰다
복합적인 민원, 다변화하는 행정수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의회 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등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한층 더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의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윤리심사자문위원회도 구성·운영된다.

울산시의회 박병석 의장은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의회가 어느 정도 동등한 입장에서 집행부를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게 됐다는 변화와 기대를 갖게 한다”면서도 “다만, 기대가 현실로 이어지기 위해 개정된 법률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법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장 빠른 시일 내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울산시⋅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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