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산업은행, ‘현물출자·투자계약’ 12월까지 3개월 연장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로 지체…연내 EU 심사종결 목표로 대응중”
  LNG 사업 일부 매각 등 특단의 대책 내놓지 않을땐 무산 가능성도
  조선업계 “공급과잉·과도한 경쟁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결합 필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이 연말까지로 또 한번 미뤄지게 됐다. 유럽연합(EU) 등 경쟁국의 기업 결합심사가 코로나19 등 불가항력적 요인으로 지연된 것이 주된 이유인데 자회사의 LNG 사업 일부 매각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인수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공시를 통해 지난달 30일이 만료일인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 산업은행과의 ‘현물출자 및 투자계약’ 기간을 오는 12월31일까지로 연장했다고 4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선행조건인 기업결합 승인 심사가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로 지체되고 있다”며 “세계 주요 조선사 간 기업결합인 만큼 심사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결합 신고 주체인 한국조선해양이 연내 핵심 시장인 EU 심사종결을 목표로 대응 중”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2019년 1월, 조선산업 경쟁력 확보를 명분으로 대우조선 민영화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같은해 3월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하며 1년이내 인수합병 종결을 목표로 잡았다.

이후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7월 6개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은 독과점 형성을 막기 위해 국내는 물론, 경쟁국 심사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지만 2년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를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유럽연합(EU)·일본 경쟁당국은 아직 결정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관건은 EU다. EU는 신종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이유로 양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위한 조사를 공식적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심사가 언제 다시 시작돼 결론이 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U는 국내 조선 3사가 독점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조건부 승인’을 고집하고 있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아직 공식 답변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수용하면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은 물론 한국 조선업 위상도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와 관련 “경쟁당국이 다른 국가 경쟁당국을 설득해주길 바란다”며 대우조선해양을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경남지역사회와 노동계에선 이들 기업간 결합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가 쏟아지는가 하면 2019년과 조선업황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가치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조선업계에선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3사 도크가 다 차야 국제 선가가 오른다는 말이 있다. 현재 환경규제 영향으로 수주가 잘 되고 있지만 아직도 업계에선 공급과잉, 경쟁과잉 상태로 보고 있다”며 “자의든, 타의든 구조조정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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