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천전리 각석 암각화 톺아읽기’ (민속원)  
 
   
 
  ▲ 전호태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울산 천전리 각석은 1970년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세상에 알려진 신비한 유적이다.
발견된 지 오래지 않아 국보(제147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지만, 천전리 각석의 암각화와 명문 연구는 아직 선사미술과 역사 연구 자료로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
학술대회가 몇 차례 열렸으나 명문 해독에는 여전히 이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암각화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는 일도 모색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전호태교수(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 소장)의 두 차례에 걸친 유적 실측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엮은 책이 나왔다.
‘울산 천전리 각석 암각화 톺아읽기’(민속원)이다.
책에는 유적 현황과 연구사를 먼저 싣고, 잇달아 암각화와 한자 명문, 명문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새겨진 가는 선 그림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실었다. 신앙 대상으로도 여겨진 이 바위의 신성 공간으로서의 성격과 천전리 각석이 지니고 있던 선사, 역사 유적으로서의 가치와 의미는 말미에 마무리 차원의 글로 실렸다. 점으로 쪼아 새긴 최초의 점각 동물 암각문, 깊게 갈아 새긴 선각 기하문이 생활양식도 다르고 살았던 시기도 다른 사람들이 남긴 작품이라는 점이 밝혀졌고, 역사시대의 사람과 말, 배 등을 철필로 새긴 사람들이 여러 마리의 용도 새겨 넣으면서 그들이 지녔던 신앙을 추적할 실마리를 남겨 두었다는 사실도 이 책에서 밝혀졌다. 신라 법흥왕 일가 사람들관련 명문내용을 통해 불교 공인에 얽힌 신라의 정치와 종교를 언급한 글도 책에 실려 있다.
전호태 교수는 “실측 조사 결과도 간략하게 담았고 암각화와 명문, 세선각화에 대한 연구 논문도 여러 편 정리하여 실었으므로 암각화의 유형별 심화 연구나 명문이 지닌 사회사적, 문화사적 의미를 파악하는 본격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책의 글이 천전리 각석 본격 연구를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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