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하는 등 중고차 매매 사업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중고차 사업 일시중지 권고에도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현대자동차가 경기도 용인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한데 이어 기아는 이날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했다.
기아가 수도권이 아닌 전북 정읍에 중고차 매장을 열기로 한 건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자동차매매업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연면적 660㎡(약 200평) 이상의 전시장을 보유해야 하는데 기아 보유 부지중 이를 충족하는 곳이 정읍에 위치한 기아 출고장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면적 약 2000㎡(약 605평) 부지 가운데 일부를 중고차 30여 대를 전시할 수 있는 매장으로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결격 사유가 없어 이들 지자체는 조만간 이들 업체의 등록 신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부지 활용 또는 부지 매입을 통해 추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관할 정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3월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 업종 심의위원회를 열어 결론을 내린다는 게 입장인데 최근 이들 업체에 사업개시 일시 중지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중고차판매업은 2013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제한됐지만 2019년 2월에 지정 기한이 만료됐다. 이후 중고차 업체들이 다시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길이 열렸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정치권 중재 등을 거치면서 결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대기업 완성차업계가 최근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지만, 중고차 업체들이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 조정을 신청하면서 여전히 양측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등록 신청에서 불구하고 3월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중고차 매매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일시 정지 권고는 중고차 판매 사업 개시와 관련된 것”이라며 “사업 등록은 준비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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