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이 6일 오후 국회 행안위 회의실에서 확진자 사전투표 혼란과 관련해 보고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전투표장에서 터진 초유의 확진·투표용지 관리 부실 파문에 정치권이 대혼돈에 빠졌다. 37%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대선판의 막바지 뇌관으로 급부상한 셈이다.
울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사전투표소에서는 확진·격리자 투표 시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투표소에 확진자를 위한 투표함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여야는 6일 선거 관리 책임이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판하며 본투표일인 9일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부정선거론’에는 선을 그었다.
지난 5일 국회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선관위를 방문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행안위원인 백혜련 의원은 “선관위의 일차적 사과가 있었으나 이것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했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즉각 책임 있는 인사의 대국민 대면 사과를 촉구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전수조사해 그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보고하고,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에서 제기하는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의 사퇴론 등은 ‘정치공세’라고 규정했다. 백 의원은 “본 투표 사흘 전인 만큼 문제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거취 표명보다는 사태 해결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강력하게 질타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어제 마무리된 사전투표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실시된 선거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 허술하게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코로나 확진자 및 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가 어떻게 이렇게 엉망일수 있느냐”며 “선관위의 무능함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민심을 왜곡하는 그 어떤 형태의 불법·부정·부실 투개표를 용납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 관리실태를 점검해 본투표에선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야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의혹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며 투표 독려에 집중했다. 막판까지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자칫 부정선거론의 확대로 ‘투표 보이콧’ 움직임이 일 경우 본투표일 투표율 제고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초박빙 접전 중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부정선거론에 발을 댔다가 대선 승리 시 ‘자기 부’을 하게 되는 딜레마에 갇힐 수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누가 사퇴하는 식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정치공세를 하기보다는 국민적인 신뢰와 투표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 “오늘 코로나에 확진되신 분들이 투표하는 과정에 많은 불편을 겪으셨다고 한다.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역시 직전 총선 때부터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왔던 만큼 이번 사태가 지지층이 투표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우리 당에서도 경위를 조사 중인데 제가 볼 때는 사전투표 부정 의혹을 늘 갖고 계시는 보수층 유권자들의 분열책 아닌가 싶다”라며 “걱정하지 마시고 3월 9일 모두 투표해달라. 투표하면 저희가 반드시 이긴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전 “전날 실시된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에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라며 “우리 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드러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면밀히 검토해 선거일에는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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