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빌더(Trip Builder)’ 팀원들

 

■‘취미’에서 ‘창업’까지…UNIST 청년사업가 김명준 대표 
여행 동아리 통해 ‘맞춤형 여행 정보’ 아이템 시장성·사업성 확인  
정보 선별‧컨설팅 시스템 필요 판단…데이터·인프라 구축 투자
울산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 참여…“투자유치·사업수주 집중”

UNIST는 스타트업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청년 창업의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때문에 학부생이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명준(22) 대표가 그 중 한 명이다. 김 대표가 만든 학생 창업 기업 ‘트립빌더(Trip Builder)’ 팀원 역시 7명 중 5명이 유니스트 학부생이다. 취미이던 ‘여행’을 주제로 한 UNIST 동아리 창설 후 청년 창업으로까지 확장 시킨 김 대표를 만났다.

‘트립빌더(Trip Builder)’ 김명준(22) 대표.

#UNIST 여행 동아리 회장에서 창업가 되기까지
김 대표는 제주도가 고향인 아버지와 부산이 고향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10대 때 한 달에 한 번은 꼭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여행에 대한 이해도나 시각이 남들보다 넓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2019년 UNIST에 입학한 후 교내 최초로 여행 동아리 ‘트래블 메이커’를 만들었다. 이 동아리는 3개월 만에 회원 수 100명을 돌파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고, 전국 단위의 대학교 여행 동아리와도 관계를 맺으며 영역을 넓혀갔다. 동아리를 통해 ‘맞춤형 여행 정보 제공’이라는 아이템의 시장성과 사업성을 확인하면서 창업을 꿈 꾸게 됐고, 지금의 ‘트립빌더’가 탄생했다. 김 대표는 예비창업자 신분으로 1년을 보낸 후 지난해 5월 개인사업자를 내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올해 1월 법인 전환을 마쳤고 현재는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초보 청년 창업가, 지원 사업 큰 뒷받침
아이템의 사업성에는 확신이 있었지만, 이제 막 대학을 입학한 20대 초반 새내기 창업가에게 초기 자금 마련은 앞이 캄캄한 일이었다. 창업 정보에 전무했던 그는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해 차용증을 쓰고 빌린 1,500만원과 패기로 사업가의 길에 뛰어 들었다.

막상 시작은 했지만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구성하고 투자자나 소비자들을 설득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 그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들이었다. 그 가운데 트립빌더는 ‘멘토링’에 집중했다.

그는 “UNIST에서 선배 창업가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줘 그들의 경험,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다”며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에서 여러 전문가에게 멘토링을 30번 넘게 받으면서 굉장히 많은 피드백이 있었고, 그 조각을 쌓다 보니 이전에 보지 못했던 숲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여러 가지 지원 사업에 선정돼 혜택을 받고 △USF 2021 울산지역대학 YOUTH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수상 △2021 한국관광공사X카카오 관광데이터 활용공모전 본선 장려상&데모데이 최우수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에는 모교인 UNIST는 예비 창업가를 발굴하고 초기 창업을 지원하는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에서 ‘INNO 혁신상’을 수상했다.

트립빌더에서 구동 중인 여행성향 분석(STTI) 서비스 ‘나의 여행성향 검사하기’

#스마트한 맞춤형 여행 플랫폼 구축 목표
2018년 익스피디아에 설문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3박 4일 여행 일정 짜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9.6시간이라고 한다. 이 중 넘쳐 나는 정보 속 무분별한 검색으로 인해 허비되는 아까운 시간들도 분명 존재한다.

이에 김 대표는 나에게 맞는 정보를 선별해주고 컨설팅해주는 여행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쉽고 간편하게 나만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여행자 맞춤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여자의 성향이나 관광지 목록 등 데이터가 필요했다. 마침 코로나19가 발생했고, 당장 사업에 대한 검증보다는 기술력, 데이터를 쌓고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트립빌더에서 구동 중인 여행성향 분석(STTI) 서비스 ‘나의 여행성향 검사하기’ 웹사이트는 여행 ‘준비’와 ‘과정’으로 나눠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기술을 적용해 자신의 성향을 정확하게 분석해준다. 5분 이내에 100가지 여행성향 분석이 가능하며, 지금까지 1만2,000명 넘게 이용했다. 이를 통해 객관적인 관광 FIT 데이터를 제공해 개인 맞춤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했다.

#인프라, 기술이 내재돼 있는 여행 플랫폼 출시
‘맞춤형 여행 정보 제공’이라는 아이템 매력에 빠진 ‘트립빌더’ 팀원들은 그동안 열정만 가지고 무일푼으로 함께 했다. 김 대표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힘들게 버텨오던 가운데 올해 드디어 처음으로 월급을 줄 수 있게 됐다. 울산시와 울산관광재단이 함께하는 ‘울산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얼마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는데 그동안 팀원들 노력이 헛되지 않게 잘 이끌어왔구나 싶어 감회가 새로웠다. 반대가 심하셨던 부모님도 이번에 어느 정도 역량을 갖췄다고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여행 성향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여행 장소나 코스 추천도 가능하도록 하는 인프라와 기술이 내재돼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이 같은 사업성을 가지고 투자 유치와 사업 수주를 이끌어 내 매출도 계속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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