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입영연기 신청, 작년대비 6.5배로 껑충…"거리두기 해제 영향"

임인년 첫 해군병 입대일인 지난 1월 3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 주변에서 해군 훈련병 입영대상자(680기)들이 입영 전 가족에게 인사하는 모습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더 미룰 수 없어 5월에 입대하게 됐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다니…."

입대를 앞둔 서울대 재학생 채수형(21)씨는 25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제 3학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입대한다"면서 "내가 21학번이었다면 지금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하고는 씁쓸히 웃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근 전면 해제된 가운데 입대 시기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거리두기가 처음 도입된 2020년 3월 이후 대학 강의가 온라인·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캠퍼스 라이프'에 제약이 생겼을 당시에는 대학생들이 앞다퉈 군대를 찾았지만, 이제는 캠퍼스의 분위기를 즐기고자 입대를 늦추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군 모집병 지원자는 10만5천39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3만2천110명보다 약 20.2% 급감했다. 이중 실제 입대한 숫자도 3만4천53명에서 2만9천114명으로 14.4% 줄었다.

특히 올 1∼3월 전군 모집병 가운데 입영연기자는 2천202명으로, 작년 동기 309명 대비 약 6.5배로 폭증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본격화를 거치며 2019년 11만6천여명 수준이던 군입대장병이 이듬해 12만6천여명으로 늘어났던 것과 대조적이다.

작년 9월 전역한 건국대생 조석민(21)씨는 "코로나 때문에 동아리 활동도, 친구를 사귀기도 어려워 군대부터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군에 입대했었다"며 "최근 입대한 친구들은 학교생활이 정상화되고 군대 내에서 큰 훈련들도 돌아온다는 얘기에 늦게 입대한 걸 후회하더라"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군 복무를 마친 홍익대생 이모(21)씨도 "코로나로 학교생활이 멈춰 '전역할 때쯤이면 끝나있지 않을까' 하며 입대했었는데 그렇게 돼 다행"이라며 "입대를 앞둔 고등학교 동기들은 이제야 거리두기가 풀렸는데 군에 가야 한다니 입대를 아쉬워하고 미루고 싶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도 "입영 통지를 받았는데 미룰 수 없나", "거리두기가 해제된다는 뉴스를 보면서 입대 준비를 하려니 온갖 생각이 들고 아쉽다", "20학번이라 추억도 없는데 입대 전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는 등의 글이 종종 오르고 있다.

강원도 소재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김모(25) 하사는 "지난 2년간은 코로나 때문인지 부대에 병력 걱정은 없었다"면서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일선 야전부대들은 과거와 비교해 병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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