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마녀사냥 등 언급 맹비판
재심 권유 박지현 징계 촉구 청원
온건파 초 재선 합당 결정 입장
지도부, 공방 격화에 불끄기 나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의혹 징계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당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징계가 과도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박지현 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최 의원을 연일 비판하는 등 내홍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의원은 조만간 당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당규에 따라 징계 결정을 통보받는 당원은 1주일 안에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다.

최 의원을 옹호하고 있는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자신의 SNS에 "빨갱이로 지목당하면 빠져 나올 방법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마녀사냥과 다를 게 없었다"라며 "간신히 야만의 시절을 이겨내고 있는데, 다른 영역에서 레드 콤플렉스가 활개를 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명하는데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야만의 시대에 횃불을 들고 싸워왔던 민주당이 내부에 어두운 야만의 시대를 만들어 냈다"고 꼬집었다.

'빨갱이 마녀사냥'에 빗대 최 의원에 대한 징계가 과도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의원은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갖고 평가해야 하는데 윤리심판원이 논란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단순한 증언만 듣고 결정을 내렸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최 의원이 속한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도 최 의원에게 재심신청을 권유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심에선 징계 수준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박지현발 쇄신론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있다.

김남국 의원은 라디오에서 "박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보다 더 아집에 갇혀있는 모습이다"라며 "(박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원들과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는 게 좋겠다. 얼마나 지지를 보내는지 표를 통해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경 지지파 성향 단체인 개혁국민운동본부 등은 박 전 위원장이 해당행위를 했다고 보고 징계를 촉구하는 청원에 나섰다.

반면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 의원을 향해 "민주당이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최 의원은 재심 청구를 철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정조준했다.

처럼회를 향해서도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 놓고도 단 한마디 사과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한다"고 질타했다.

온건파 초·재선 의원들 역시 최 의원에 대한 징계는 합당하다며 계파색을 띄기 시작한 처럼회는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처럼회가 선거 패배 요인 중 하나인만큼 이번 징계를 계기로 모임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리심판원 핵심 관계자는 "증언을 참고해 내린 결정이며 증거가 없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면서 "재심 신청이 들어오면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징계를 둘러싼 찬반 공방이 격해지자 지도부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최 의원 징계 문제로 또 새로운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 의원의 징계에 대한 소회는 있지만 윤리심판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로 당내 구성원들이 찬반을 나눠 왈가왈부하거나 분란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이 정해진 당헌당규에 따라 결정해 나가는 여러 사안에 대해 개인적인 판단을 달리할 수 있으나 이를 공개적으로 노출하고 지지자들의 격돌로 이어지게 만드는 행위는 모두 자제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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