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계획 발표 1년전 공동매수
실제 영농활동 않고 5년간 위탁도
法, 공무원부부 농지법 위반 벌금형
사전 내부정보 이용 여부는 못밝혀
울산지역 일부 공무원들이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지구 지정 발표 직전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 일대에 부동산 투기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다만 사전에 내부 개발정보를 이용해 투기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국민의 공분을 산 LH 직원 부동산 투기사건의 연장선상에서 드러난 투기 행위이다보니, 당시 울산시가 공직자 외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은 자체 감사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제식구 감싸기식 '반쪽 조사'에 그쳤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울산지법 형사6단독(조현선 판사)은 '농지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울산의 부부공무원 A씨와 B씨에게 벌금 900만원과 7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2020년 12월 직접 벼농사를 지을 것처럼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꾸며 울주군 범서읍 일대 농지 1,699㎡를 3억8,300만원에 절반씩 지분을 갖는 형태로 공동 매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사들인 땅은 이듬해인 2021년 4월 선바위 공공택지지구로 선정되면서 공무원들이 사전 정보를 빼내 투기 의혹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벼농사 등을 지을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위탁해 5년 동안 농지를 경작하도록 했는데, 법정에선 "직접 농사를 지으려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이 공무원 신분으로 초과 근무와 주중 근무를 하는 날이 많아 농지를 직접 경작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해당 사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후 한달여만에 이 농지에서 경작을 한 적 있는 C씨에게 농지를 위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위탁기간을 10년으로 했다가 5년으로 바꾼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재판부는 매입 과정도 주시했다.
이들은 농지 매입대금 3억8,300만원 중 3억4,500만원을 대출받아 충당했고, 매달 65만원 상당의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지 임대수탁료가 40만원에 불과하고 경작으로 수익창출이 어렵다고 한 이들의 주장에 모순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농사를 지을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해 매매대금의 90% 이상을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매달 이자를 부담하기로 했다는 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라며 "피고인들은 스스로 농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함에도 허위로 기재한 농업경영계획서 등을 제출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것으로 죄질이 좋지않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나머지 공무원 3명도 현재 재판중이다.
울산시는 1심 선고 결과가 나온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농지법 위반 혐의일 경우 공무원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된다"라며 "징계는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되지만 통상적으로는 감봉 또는 견책 정도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투기 의혹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셀프감사'를 진행한 울산시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울산시는 전수조사 당시 혐의가 있다고 본 공무원 모두 개발관련 부서에 근무하지 않아 업무상 정보를 직접적으로 취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지만, 울산 공직자 부동산 투기의혹이 100% 해소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울산시가 전수조사를 벌였을 당시 공직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은 제외하면서 반쪽 조사, 형식적인 조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고, 현재 선바위지구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정부분 사실로 드러나 내부 기밀 유출 등의 초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내부 조직의 감사나 조사를 할 때에는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이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한편 LH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은 2021년 3월 LH 직원들이 신도시 등 LH사업계획과 연관있는 지역에 집단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직자들의 전방위적인 투기 논란으로 확산됐고, 전국민의 공분을 샀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