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찾은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구역인 울산 남구 삼호동 옥현초등학교 뒤편 나무상자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함께 노후화 된 벽화 등이 방치돼 관리가 부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찾은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구역인 울산 남구 삼호동 옥현초등학교 뒤편 나무상자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함께 노후화 된 벽화 등이 방치돼 관리가 부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구역인 울산 남구 삼호동 일원 투수블록이 파손되거나 빠진 채 방치돼 있다.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구역인 울산 남구 삼호동 일원 투수블록이 파손되거나 빠진 채 방치돼 있다.

울산 남구 삼호동. 여름 볕이 내리쬐는 11일 오후, 옥현초등학교 뒷편 골목에 들어서자 아이들 키만한 나무여과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속과 주변은 빗물 정화 대신 일부 죽은 식물과 잡초들로 빽빽했다. 상자 옆에는 '쓰레기·담배꽁초 투기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안쪽에는 페트병과 종이컵이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주변 담장 벽화는 색이 바래고 일부는 벗겨져 있었다. 보도블록은 깨져 튀어나오거나 아예 빠져 있어, 아이들과 주민들이 발을 헛디딜까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다.

한 주민은 "큰 나무상자 뒤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면 지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라며 "풀도 너무 자라고, 전체적으로 다니기 꺼려진다. 애초 취지대로 시민들이 편하게 쓸 수 있게 관리 좀 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구역인 울산 남구 삼호동 일대 도로·보도 구간의 빗물을 지중으로 침투시키기 위해 조성된 화단 형태의 '빗물정원'이 잡초가 화단 경계를 넘어 무성하게 자라있다.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구역인 울산 남구 삼호동 일대 도로·보도 구간의 빗물을 지중으로 침투시키기 위해 조성된 화단 형태의 '빗물정원'이 잡초가 화단 경계를 넘어 무성하게 자라있다.

삼호동 일대는 2016년 환경부 '물순환 선도도시'로 선정돼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국·시비 72억원을 들여 빗물정원, 투수블록, 침투도랑, 나무여과상자 등 저영향개발(LID) 시설을 조성했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해 생기는 가뭄·홍수·지하수 고갈 문제를 완화하고, 수질 개선과 도심 열섬 완화를 기대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현재 일부 빗물정원은 화단 경계를 넘어선 잡초로 뒤덮여 벤치 이용이 어렵고, 나무여과상자는 쓰레기통으로 전락했다.

주민들이 "보기 좋게 만들더니만 이제는 손을 놓았다"라고 불만을 터뜨리는 이유다.

사업 초기 조사에 따르면 저영향개발 시설 설치 이후 삼호동은 오염물질 저감 효과가 23.3~26.9%, 강우유출 저감 효과는 40.34%, 물순환 개선 효과는 증발량 1.8%, 침투량 16.2% 증가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장의 모습은 이런 수치와는 사뭇 다른 '방치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을 점검한 이소영 남구의원은 "삼호동은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곳인 만큼 철저하고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해 함께 가꾸는 방식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매년 2,000만원을 들여 상·하반기 두 차례 잡초 제거와 식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일부 구간만 관리되는 실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보도블럭 파손 등은 민원을 통해 보수하고 있으며, 예산 추가 편성 등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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