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어제 김성환 장관 주재로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부산 강서, 경기 의왕, 전남 전역, 제주 전역을 분산특구로 의결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지역 산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울산이 '선정 보류'되는 충격적인 결과다. 국가 미래 산업 육성보다 우선하는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알려진 보류 이유는 울산의 발전원(SK MU)이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이라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선정된 4곳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반면 보류된 울산과 서산은 LNG, 포항은 청정암모니아 발전소로 인근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에너지정책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되면서 산업 현장의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그것이 기우가 아니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실제 이번에 열린 에너지위원회가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낼 인사가 전무하다시피 한 가운데 환경단체 인사 등에 의해 좌우되어 '정책적 과오'를 범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정적 전력망 구축이라는 대의보다 전력 독점 구조의 기득권을 우선시하는 편협한 시각에 의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결정이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는 울산이 후보지 중 유일하게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울산은 이미 575만 배럴 규모의 저장 시설을 갖춘 '동북아 에너지 거점'이며, SK MU의 저가 전력 직접 공급 계획은 확고했다. 이를 믿고 울산시는 이미 지난 6월 국내 최대 규모인 'SK·아마존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했으며, 향후 1GW급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등 후속 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보류 결정으로 당장 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특구 지정을 기다리던 17곳의 지역 산업체는 비상사태에 내몰렸다. 대규모 전력이 필수적인 AI, 반도체, 이차전지 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정작 가장 필요한 곳, 즉시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곳을 보류 한 것은 분명한 모순이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축사까지 했던 AI데이터센터의 핵심 전제 조건이었던 울산의 분산특구 선정을 보류시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결정이 '최종 탈락'이 아닌 '보류'이며, 조속히 재심의하겠다고 밝혔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하루가 급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환경 논리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울산의 AI 인프라 구축은 물론 국가 미래 산업 경쟁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금 즉시 재심의 절차를 밟아 울산 분산에너지 특구를 지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