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강변에 인조잔디 축구장이 들어서고, 야간 경기가 가능한 조명타워가 세워지자 울산이 떠들썩하다.
환경단체가 철새 보호를 이유로, 시청이 태화강 경관을 구실로 조명타워 철거를 요구한 것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돈이 없어 축구장 건립비를 울산시로부터 교부받은 중구청은 당황하면서도 발 빠르게 ‘철거 명령’을 받아들였다.
기껏 세워진 조명타워가 뜯길 위기에 처하자 인근 상인들과 축구동호회 회원들이 ‘줏대 없는’ 중구청의 태도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공방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논란 중에 새로운 구청장이 취임한 것도 힘이 된 모양새다.
여기에 잠자코 있던 중구의회도 한 몫 거들고 나섰다. 명목은 설치부터 철거까지 중구의회를 무시했다는 것이지만, 지금에 와서 잠자코 있기에는 민망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느낌이다.
주장은 크게 둘로 나뉘지만 목적은 제 각각이다.
환경단체는 생태환경 보호라는 단체의 존재 이유를, 시는 에코폴리스 정책 속의 태화강 경관을 따진다. 상인들과 축구동회회원들은 장삿속과 취미를, 중구의회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있다.
속셈을 속속들이 따지고 보면 정작 백로들이 웃을 일이다. 각자 목적을 위해 태화강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진짜 태화강의 주인이다.
태화강은 자연의 일부로 강 자신이 주인인 생명체다. 멋대로 시설물을 설치해놓고 자기들끼리 ‘이전투구’ 할 일이 아니다.
태화강에 물어보자. 아마 “조명타워든 축구장이든, 원래 본 모습으로 돌려놔라”는 대답이 돌아올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