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찬

태화강의 여름은 그 어느 계절보다 분주하다. 이른 새벽이면 잠을 깬 왜가리, 중대백로가 삼호대숲에서 먹이를 찾아 태화강, 척과천으로 날아가고 아침햇살과 강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수면위로 뛰는 어린 숭어(모치)의 모습은 살아 숨쉬는 태화강을 느끼게 한다. 아침 일찍 태화강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평온함을 느끼며, 때이른 출근을 위한 자전거 행렬에서 활기찬 생동감이 전해진다. 이렇듯 자연과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태화강의 하루가 시작된다.

그러나 고요하고 평온할 것만 같은 태화강도 무더운 여름 속으로 들어가면 적잖은 속앓이가 시작된다. 더위를 피해 많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태화강의 이곳 저곳에 생채기가 생겨난다.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태화강의 선바위 주변에는 고기 굽는 냄새, 소주잔이 오가는 모습이 하루종일 이어진다. 물가에는 각종 음식물과 쓰레기로 넘쳐나며 물 밖은 술취한 사람들의 고성방가가 오간다.

태화강이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것을 제쳐두고서라도 이런 어른들의 성숙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자라난 아이들이 있어 태화강의 미래가 더 어둡게만 느껴진다.
이밖에도 산책로에서는 오토바이의 아찔한 질주와 경음기 소리에 시민들이 놀라고 낚시금지구역이 아닌 학성교 하부에서는 낚시를 하면서 하는 취사행위로 쓰레기는 매일 치워도 쌓이고 또 쌓인다. 복날 명촌교 등 다리 밑에서는 가스통을 가지고 와 보신음식을 해먹는 행위, 상수도 등 공공시설물을 훼손하는 행위 등은 선량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리고 최근 태화강에서는 시민들끼리 작은 논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바로 반려동물과의 동행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민들에게는 반려동물(애완견)이 바로 내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일반시민들이 볼 때 반려동물은 그냥 동물에 불과하다. 그 가치관의 차이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데 예를 들면 반려동물을 동반한 시민들이 동물을 운동시키기 위해서 목줄을 하지 않고 풀어놓는다든지, 시민들이 먹는 상수도에 반려동물의 입을 바로 대고 물을 먹인다든지, 배설물을 제때 수거하지 않는다든지 하는데서 산책나온 다른 시민들간의 갈등이 생긴다. 결국 이러한 논쟁의 끝에는 항상 시청이나 구청에 민원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다.

시에서는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구 삼호교에서 명촌교까지 약 11㎞를 매일 자전거나 도보로 순찰을 하면서 취사, 불법낚시, 반려동물 목줄 미착용, 쓰레기 투기 행위 등에 대한 계도활동을 실시하고 또 시민 스스로 공중도덕을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의 손이 미치는 영역은 극히 제한적이다. 행정이 모든 지역을 24시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단속을 하여 처분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태화강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지켜야할 공중도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아무도 안 보는데 뭐' 등과 같은 생각이 태화강과 선량한 시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의 노력으로 태화강은 무관심과 방치에서 벗어나 다시 자연의 모습을 갖추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옴으로써 생활에 활력을 불어놓는 시민의 생명터로 재탄생하였다. 태화강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고 아끼는 휴식과 건강, 문화와 역사의 장소이자 만남의 공간 등 등 등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그 가치를 보다 높이고 지키는 몫은 행정이 아니라 바로 우리 울산시민이다.

공중도덕을 지키는 일은 문화시민의 의무이자 권리이며 또한 그 도시의 문화수준을 평가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우리들 모두가 다 같이 이용하고 있는 공공시설은 어느 누구 한사람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며 동시에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 것은 곧 내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들 마음속에 뿌리 내리고 그와 같은 생각이 바로 내 자신의 생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공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이 자리 잡는다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이라 할지라도 태화강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최고의 피서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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