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폐회한 울산광역시의회의 제140회 임시회에서 최대 이슈는 '고황유 허용조례'가 통과되느냐, 아니냐에 있었다. 고황유사용 문제는 울산시가 0.3% 이하의 저황유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핵심 의제였다고 할 수 있다. 기업체는 배출허용기준만 지키면 되지, 사용연료까지 규제를 받는다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국제원유가의 급상승으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황유 사용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논리를 폈다. 또 이 문제는 울산시와 기업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각종 토론회로 이어졌고 급기야 울산시가 고황유허용조례안을 입법예고하게 됐다. 시는 입법예고를 할 당시 "지난 2001년부터 지역 기업체에 사용이 금지된 고황유(황함유량 0.3% 이상의 중유)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아황산가스와 이산화질소, 먼지 등의 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즉 오염물질의 배출을 엄격히 하게 되면, 사용연료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로 시의회에 공을 넘겼다.
그러자 민주노동당과 환경단체 등은 즉각 반발에 나서며 이의 저지에 총력전을 전개했다. 시의회의 제140회 임시회가 이래서 의회 안팎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게 됐다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도 울산시의 입장에 공감, 임시회 회기 내 이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임시회가 열리기 전인 8월 환경복지위원회 소속의 한나라당 시의원 4명이 충남 당진화력발전소를 방문,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전의를 다져왔다. 민주노동당 소속 시의원 2명은 당론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그러나 기대를 한껏 모았던 임시회가 개회되고 나서는 전체 환복위 소속 6명 가운데 2명에 불과한 민노당에 휘둘려 심의조차 보류되는 등 무기력함을 보였다. 당장 쇠뿔이라도 뽑을 듯 하던 기세는 어디로 가고, 또 다시 논리부재만 드러내고 말았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의장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경우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로 자신들의 무능을 덮으려고만 했다. 현행 의회제도에 비춰 의장의 직권상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시급성을 요하는 예산안이 아니고 일반조례가 시의회에서 의장 직권상정으로 통과된 전례가 없었을 뿐 아니라,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부담 때문에 섣불리 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는 고황유 허용 적절성을 떠나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의 자질과 대시민 약속을 얼마나 지킬 의지가 있느냐는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