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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같은 그룹사인 기아자동차가 얼마 전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범운영했다.

현대차 울산공장보다 2년 앞선 1965년, 아시아자동차공업㈜으로 문을 연 광주공장에서는 47년 만에 밤샘근무가 사라졌다. 기간은 단 9일.

하지만 근로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0점 만점에 평균 7.27점이 나왔다.

문제는 이런 반응에 일종의 ‘착시효과’가 상당부분 포함돼있다는 점이다.

근무형태만 바뀌었을 뿐, 근무시간이 줄면서 근로자들이 감수해야 할 현실적인 핵심 쟁점이 다 빠진 반쪽 시범운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임금감소나 생산량 만회를 위한 휴일축소, 노동강도 강화와 같은 문제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노조는 기득권 저하없는 3無원칙을 선언했지만, “지금보다 돈은 좀 적게 받아도 좋다”는 조합원들이 상당수에 달했다.

◆10점 만점에 7.2점, “당장 시작하자”= 기아차지부(지부장 배재정)는 시범운영이 끝난 뒤 경기도 소하공장 조합원(전체 5,128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2,567명(50.1%)은 10점 만점에 7.2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우리도 밤에 잠 좀 자자(35.3%)”는 소원이 이뤄진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동일임금(36.3%)”과 “노동강도 강화금지(17.5%)”가 보장돼야 한다는 조합원이 절반을 넘었지만 “일단 시작해보고 부족한 건 차차 개선하자(26%)”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심지어 “지금보다 돈을 적게 받아도 좋다”는 응답자도 41%를 넘었다.

◆쟁점 다 빠진 ‘반쪽’ 시범운영에 현실감 떨어져= 하지만 조합원들의 이런 반응은 실제 주간연속2교대와는 엄청난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조합원이 감수해야 할 ‘부족 생산량 만회’나 ‘임금감소’ 문제는 제쳐두고 근무형태만 바꿨기 때문이다.

시범운영 기간에 잔업이 없어지면서 임금이 평균 28만 원 가량 줄긴 했지만 피부에 와 닿을 정도는 아니었다. 기아차가 주간연속2교대제를 전면 시행하면 300여곳에 달하는 1차 협력업체도 같은 방식으로 근무형태를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각론 없이 일단 시범운영에 협조했다.

노동 전문가는 “기아차의 이번 시범운영은 세부방안 없이 작년 임금협상 때 합의한 사항을 실천한 것에 불과해 제도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예방한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생산량 최소 17만대 줄어드는데 어떻게 만회하나= 이번 시범실시 기간 동안 기아차의 생산량은 4만9,000대에서 4만2,000대로 7,000대가 줄었다. 하루에 800대꼴로 감소했다.

노사는 작년 8월 임금협상을 체결하면서 “근무형태변경(8/8+1)시 인원 및 설비 등 제반조건을 기준으로 평일근무(10+10) 생산능력 및 생산량을 유지한다”고 합의했다.

당시 사측은 “근무시간이 10+10에서 8+8로 줄면 생산량도 17만대(2011년 7월 현재 연산 124만대 기준)가 감소한다”며 “생산량을 만회하려면 42.2UPH UP을 하고, 연간 170일이나 되는 유급휴일을 줄여 작업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기아차지부는 “회사가 주간연속2교대제를 위한 설비투자와 인원충원을 먼저 하면 노조가 나머지 부족분을 만회하는데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실제 이 제도가 운영되는 시점에서는 부족 생산량은 17만대 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며 “노조는 설비투자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러려면 생산량 만회를 위한 노조의 현실적인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상권도 타격도 잘 살펴야=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놓고 음식점을 중심으로 한 지역 상권도 동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아차 시범운영 기간동안 광주, 소하리, 화성 일대 음식점들은 평소보다 매출이 20~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소엔 주간조 근무가 저녁시간대인 7시30분에 끝났지만, 이 기간엔 낮 3시40분이면 끝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 광주공장 인근 음식점주는 “시범운영기간 동안 매출이 20~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5월말 상견례 이뤄질 듯= 기아차지부(지부장 배재정)는 지난달 23일 사측에 임금 및 단체교섭 요구안을 발송했다.

노조는 현대차노조와 일정과 맞춰 “오는 10일 상견례를 갖자”고 요청했지만, 사측은 “노조가 요구안을 늦게 발송해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달 말쯤 만나자는 입장이어서 10일로 상견례가 예정돼 있는 현대차보다는 일정이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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