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본사를 둔 민간항공사 설립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울산상의 최일학 전 회장은 울산지역 기업체를 찾는 국내외 바이어들과 시민 편의를 위해 지역 항공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울산상의는 승객 정원 100명 안팎의 항공기 2, 3대를 보유 목표로 에어부산처럼 지역 상의와 기업체 등이 회사 설립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등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3월 울산상의가 김 철 신임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민간항공사 설립에 따른 추진을 놓고 울산시와 울산상의 간의 입장 차이를 보이며 3개월이 지나도록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민간항공사 추진은 울산시가 주관하고 있으며 울산시에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한 뒤 “울산상의는 아직 기본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추진위 출범이 우선돼야 한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상의 운영위원회가 6월에 열리게 되면 거기서 안건보고를 통해 추진위 구성 등 방향이 결정되고 민간항공사 참여 업체도 상의에서 맡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3개월이 지나도록 울산시와 울산상의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민간항공사 설립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없이 추진키로 해 양 기관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에어부산의 경우 아시아나의 자회사로 어느 정도 기반조성과 인근 김해, 양산 등 항공수요가 뒷받침된데다 국제공항의 이점을 통해 국제선까지 운영하면서 2년 후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국내선만 운항하는 울산은 항공수요에 따른 수익성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 항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울산 최초민간항공사로 출발한 코스타항공이 지난 2008년 자금난 가중으로 시험운항을 중단하면서 취항이 무산됐고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도 적자누적으로 결국 지난 3월 울산~제주노선 사업을 포기해 지역 기업들의 민간항공사 설립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욱이 KTX로 인해 지난해 1분기 울산공항을 출발한 승객수가 7만5,577명이었으나 올해는 7만1,200명으로 조사돼 약 5.8%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어 항공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역 중견기업 관계자는 “현재 울산을 본사로 둔 민간항공사가 굳이 필요한지 재검토돼야 할 시점”이라며 “만약 지속적인 적자로 이어진다면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 지원 조례에 따라 울산시의 예산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역항공사를 법인체로 설립할 경우 법적 자본금 150억원과 사전 운용비, 경상비 지출 등 25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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