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정식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를 비웃는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의 얌체 행동이 울산 중구지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카메라 렌즈에 번호판이 노출되지 않으면 단속되지 않는 기계식 단속 방식의 맹점을 악용하는 것인데, 법적으로도 처벌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9일 밤 7시께 중구 중앙동 엑소디움 아파트 앞 도로변에는 이상한 차량 행렬이 목격됐다. 4대의 차량이 줄지어 불법 주차를 했는데, 이들 차량의 트렁크 문이 모두 열려있었다.
이들 차량의 트렁크가 활짝 열린 이유는 고정식 카메라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차량들이 불법 주차한 후방 50m에는 지난해 중구청이 설치한 고정식 카메라가 있었지만, 열려진 트렁크 문과 함께 번호판이 가려져 단속은 불가능했고, 이들 차량은 저녁 내내 2~3시간 동안 태연하게 불법주차 상태를 유지했다.
10일 아침 출근시간, 병영 삼일아파트 입구에도 수상한 차량 행렬이 발견됐다. 5~6대의 택시가 마치 범퍼를 맞닿은 듯 다닥다닥 붙어서 불법 주차한 것이다.
이들 택시도 인근 사거리에 설치된 고정식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늘 밀착주차를 하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 2006년부터 불법 주·정차 단속용 고정식 카메라를 순차적으로 설치해, 현재는 모두 14대를 운영하고 있다.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주요 방식이지만, 이 같은 얌체족 때문에 성적은 신통치 않다.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고정식 카메라 14대가 단속한 건수는 모두 9,129건. 그러나 카메라 1대가 장착된 이동 단속용 차량 2대는 같은 기간 5,252건을 단속했다. 카메라 대수는 고정식이 7배나 많지만 실제 단속 건수는 2배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고정식 카메라를 피하는 얌체 행위는 그러나 마땅한 처벌 방법도 없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 관리법 상 번호판을 고의로 가리거나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한 상태에서 운행하는 행위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지만, 주·정차한 상태에서 번호판을 가리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며 “그러나 이마저도 트렁크를 열거나, 밀착 주차로 번호판을 가리는 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일부 운전자들의 얌체 행위가 도로 정체를 유발한다”며 “앞으로 고정식 카메라를 비웃는 불법 주·정차 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출동을 통해 철저히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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