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여느 해보다 ‘블랙아웃' 공포가 극에 달했다. 관공서와 대형 판매시설은 물론, 공장까지 강제 절전에 들어가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 등은 전력난에 대비해 올 들어 세 번의 국민발전소 주간을 진행했고, 한 차례 대대적인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국민발전소는 국민의 절전이 발전소 하나를 짓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갖는다는 신개념 에너지 절약캠페인이다. 그럼에도 불구, 우리의 에너지절약 의식은 초보 단계에 있다. 우선 절전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없다. 전기요금이 휘발유나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보다 값이 저렴하다는 것과 함께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가 에너지절약과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이라고 아무리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이를 실행하고 있는 단체나 개인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구호에만 그치고 있을 뿐 실행은 더욱 미미한 수준이다. 울산만 하더라도 ‘생태환경도시 울산'을 부르짖고 있지만 진행속도는 더디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재생에너지보급 사업이 울산에서 잘 먹히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세종시를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지방보급사업 평가회를 대전 유성에서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실시했다. 울산시는 이번 평가회에 내년 사업으로 남구보건소 태양광발전 등 6건을 신청해 이 중 4건이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시 전체에서 이 정도밖에 신청할 수 없었다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 6개 사업 가운데도 2개 사업은 예산확보 없이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감점 처리돼 내년 사업에서 제외되게 됐다.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정부가 50%, 광역단체가 25%, 해당 기초단체가 25%씩을 각각 투자해 추진되는 매칭사업이다. 그런데 울주군은 기초단체 부담분인 25%마저 예산에 반영하지 않은 채 사업을 신청했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러면서 예산부족을 이유로 댔다. 울산시가 내년에 실시하겠다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총 예산이 5억4천200만원이고 광역·기초단체의 지방비는 고작 2억7천100만원에 불과하다. 울주군에 해당하는 2개 사업의 예산은 많아야 8천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예산부족으로 못하겠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울주군은 울산시 5개 지자체 가운데서도 예산이 가장 많고, 이 가운데서도 가용예산 규모는 타 지자체를 단연 압도한다. 때문에 울주군의 예산 타령은 궁색하기 짝이 없는 핑계라 할 수 있다. 울산광역시의 의지빈약 역시 문제다. 울산시는 지난해만 해도 총 7개 사업에 11억3천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반해, 올해는 병영삼일아파트 1개 사업에 1억2천300만원을 투입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러고서 무슨 생태환경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