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9월 1일부터 100일간)를 앞두고 재계의 걱정이 깊어가는 반면 노동계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온도차의 원인은 ‘여소야대’가 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구도.

노동계는 지금이 쌍용차 해고조합원 자살, 삼성전자 산재, 현대차 불법파견 등 쟁점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야당 의원들과의 연대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재계에선 “대기업 때리기 정치가 시작됐다”는 곡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 환노위 주도권 야권에 넘어가= 상황은 이렇다. 위원 구성부터가 새누리당 7명, 민주통합당 7명, 통합진보당 1명 등 여야 7대(對) 8이다. 여기에다 순수 노동계 인사만 7명에 달한다. 의사진행권을 가진 위원장도 민주통합당 신계륜 의원이 맡았다.

국회 상임위 의결정족수가 ‘재적과반수 출석에 출석과반수 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의원 없이도 의안 심사나 처리가 가능하다. 노동관련 법안을 실질적으로 조율하는 ‘법안심사소위’의 과반을 노동계 출신이 점유할 수도 있다. 여야간에 이견이 심한 쟁점법안에 대해 법안심사소위의 심사를 대신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도 민주통합당 단독으로 설치를 요구하는 게 가능하다.

◆ 노동법 개정 위한 ‘노정(勞政) 연대’ 돈독= 통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나 본회의에서 수정없이 통과되는 게 국회 관행이다.

이런 가운데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제도)와 교섭창구 단일화에 반발해 온 양대노총은 야권에 노동관계법 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 구성을 제안하고 환노위 야당 의원들과 수시로 정책협의를 갖고 있다. 실제 지난달 16일에는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만나 노동법과 비정규직법 개정을 논의했다.

친 노동계 의원들의 입법 활동도 본격화 추세다. 지난달 16일까지 국회 환노위에 계류된 58개 법안 중 노조법, 사내하도급법,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법안만 해도 35건이나 된다.

◆ 개별기업 노사관계 ‘국회로’= 여야간 공방도 치열하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잇단 자살과 삼성전자 산업재해(백혈병) 문제를 다룰 특별소위원회를 설치하느냐 마느냐를 두고서다.

야당의원들은 지난달 13일 환노위 첫 전체회의에서 “국회가 해결해야 한다”며 특별소위 설치를 촉구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현실적으로 구성이 어렵다”며 반대했다. 그런가하면 심상정 의원은 지난 6월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회사가 8월 전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프로그램을 안 내놓으면 국정감사를 벌이고 기업총수를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대로라면 노동계 쟁점과 맞닿아있는 개별기업의 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야당의원들의 청문회 개최나 국정감사 때 기업인의 증인 소환 요구가 잇따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 ‘노사문제 과잉간섭 시 기업활동 위축’ 우려도= 재계는 여야의 노동법 입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동계의 기대심리가 급상승하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시장경제 질서에 반하고 위헌적인 요소까지 포함한 정책을 쏟아내면 산업계 전체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거다.

지난달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소집한 긴급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개별기업의 노사문제에 환노위가 과잉간섭하려 한다”며 “노사문제를 정치논리로 풀려고 하면 되레 문제가 왜곡되고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환노위 신계륜 위원장은 “여야간 합의로 간다는 원칙 아래 사용자 입장도 충분히 경청해 한쪽으로 치우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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