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의 주택 담장이 무너진 사고의 원인을 놓고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울산시와 하수관거정비사업 시공사인 현대건설, 울산BTL사업소 등은 10일 오후 담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동구 화정동 김모(51)씨 주택을 찾아 현장조사를 벌였다.
김씨의 주택 담장은 7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8일 새벽에 무너졌다. 높이 약 3m, 길이 10m에 달하는 담장이 붕괴되면서 김씨의 집보다 지반이 2m 정도 낮은 뒷집 앞마당에 시멘트블록 등이 쏟아져 내렸다. 새벽시간에 발생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번 현장조사에서 집주인 측은 현대건설이 진행한 하수관거정비사업의 부실공사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사로 인해 배수구의 위치가 바뀐 것이 주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집주인 측은 “하수관거공사로 지면보다 높은 곳에 배수구를 만들면서 배수되지 않은 빗물이 담장으로 스며들어 붕괴된 것”이라며 “배수구의 위치가 잘못된 부실공사 탓”이라고 주장했다.
또 “10년 넘게 이 집에서 살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2010년 하수관거 공사 이후부터 담장에 금이 가고 담과 지면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시청과 구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측은 공사로 배수구의 위치가 이동했다는 집주인 측의 주장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담장이 노후화해서 발생한 붕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수관거정비사업은 하수처리장의 효율 증대와 연안 수질개선을 위해 우·오수 합류식에서 분리식으로 바꾸는 사업으로, 동구 전역과 북구 일부지역에서는 현대건설 등 컨소시엄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989억원을 들여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진행했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박학천 동구의회 의원은 “하수관거공사의 영향과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을 그대로 두는 것은 추가 붕괴 등으로 위험한 만큼 먼저 보수공사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