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道)를 도(道)라고 말하면 늘 그러한 도(道)가 아니다 (道可道非常道).’ 2500여년 전 춘추전국시대의 <노자 도덕경> 첫 머리에 실린 얘기다. 사람의 입맛은 수시로 바뀐다. 그래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냉면이라면 함흥식 냉면과 평양식 냉면을 말한다. 함흥냉면은 함경도 일대에서 많이 나는 감자의 녹말을 주원료로 질긴 국수를 만들어 가자미회를 넣어 매운 양념과 비벼먹는 비빔냉면이다. 이것이 남쪽으로 내려와 감자대신 고구마 녹말로 국수를 만들고 가자미 대신 홍어회를 올리게 되었다.
평양냉면은 메밀가루와 녹말을 섞어서 국수를 만들고 사골뼈 육수를 차갑게 식혀 동치미 국물과 섞어 사태살 편육을 얹어 먹는다. 냉면은 당초 추운지방에서 겨울에 먹었으나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여름에 더 많이 먹게 됐다.

그러니 최근엔 ‘팔도 냉면 열전’을 벌이게 됐다. ‘대전 닭냉면’, 전주 동치미 냉면과 떡갈비, 열두가지 재료의 웰빙 ‘열두냉면, 단양 구인사 앞 ‘산채 도토리 쟁반냉면’, 새콤한 ‘과일보쌈냉면’ 등이 저마다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울산에선 울주군 언양읍 ‘언양 한우불고기’와 봉계리 ‘봉계 한우불고기’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언양식 한우불고기는 양념에 재운 한우고기를 석쇠에 얹어 구워먹는 양념불고기로 오래전부터 유명했다. 봉계식 한우불고기는 숯불에 한우고기를 놓고 왕소금을 뿌려 구워먹는 소금구이 불고기로 유명하다. 언양에서 16km 가량 떨어져 있는 봉계리는 오래전엔 경주군에 속해있어 봉계식불고기는 경주식 불고기 이기도 하다.
지금은 언양과 봉계 두곳 모두 울주군의 ‘불고기 특구’로 지정돼 ‘불고기 라이벌’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래서 양측은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열리는 불고기 축제를 서로 번갈아 열고 있다.

사람의 입맛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입소문이 나면 너도나도 찾다가도 맛의 깊이, 즉 식재료와 요리사의 손맛이나 내공이 부족하면 순식간에 시들해지고 만다. 그래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생각도 때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팔도 냉면’처럼 불고기도 ‘팔도 불고기’세상이다. ‘언양식’이냐 ‘봉계식’이냐로 우물안 경쟁만 하기에는 우리 입맛이 너무나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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