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상수원인 사연댐과 대곡댐의 물에서 벤조(a)피렌, 벤조플로란센 등 1급 발암성 물질이 포함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가 검출됐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최근 라면 제품에서 검출돼 문제가 된 벤조(a)피렌을 비롯해 크리센, 벤조플로란센, 인데노 피렌 등 9가지 탄소화합물이 결합한 발암·유해성 물질이다.

다행히 1급 발암 물질인 벤조(a)피렌은 울산의 정수장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수장에서는 크리센, 벤조플로란센 등 다른 발암성 물질이 함유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에 대해서는 수질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울산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가 UNIST(울산과기대) 최성득 교수(도시환경공학부)에 의뢰한 ‘울산시 태화강 유역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조사 및 위해도 평가’에서 밝혀졌다.

수질 오염도 조사는 지난 5월 사연댐과 대곡댐을 비롯해 태화강 상, 중, 하류까지 총 18개 지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사연댐, 대곡댐, 태화강 상류 7개 지점, 중류 2개 지점, 하류 2개 지점 등 11개 지점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검출됐으며 농도는 400∼600ng/L를 기록했다.

태화강 중류와 하류 등 나머지 7개 지점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농도는 250∼300ng/L로 상수원보다 낮았다.

또 토양 오염도 조사는 지난 5월 사연댐과 대곡댐에서 태화강 하류 공단지역까지 태화강 주변 18곳에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태화강 중류 1곳과 하류 3곳 등 4곳에서 나온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1,000∼7,000ng/g의 수치를 보였다.

이는 태화강 상류와 중류 등 나머지 14곳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농도 100∼400ng/g보다 2.5∼70배 높은 것이다. 특히 조사지점 3곳의 토양에서는 1급 발암 물질인 벤조(a)피렌이 미국 주거지 기준치(60ng/g)보다 높게 검출됐다.

미국, 캐나다, 독일과 WHO(세계보건기구) 등은 대기, 수질, 음용수, 토양, 식품, 목재 보존재 등에 포함된 벤조(a)피렌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기준치를 정해 규제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심각성이 최근에야 알려져 아직 규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문제는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가 정수장에서 분석 조사를 하는 벤조(a)피렌을 제외한 다른 다환방향족탄화수소에 대해서는 수질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상수원, 정수장, 수돗물을 연계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정밀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시상수도사업본부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가운데 벤조(a)피렌의 경우 환경부 권고 기준치(0.7㎎/L)에 맞춰 검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 물질이 현재까지 검출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성득 교수는 28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차량이 많이 다니거나 노천소각, 석유화학단지 주변 어디에서든 검출되는 물질”이라며 “울산은 중국처럼 심각하게 오염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의약 물질, 환경호르몬 등과 함께 인체에 악영향을 준다”며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위해성을 평가해 하루빨리 규제 기준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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