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아래·위층 거주 10년
살뜰히 챙기는 자매같은 사이
이웃 情 사라진 사회 아쉬움
“층간소음 문제는 배려가 해답”
최근 ‘이웃을 조심하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각박한 세상이 되고 있다.
이웃집끼리 ‘층간 소음’으로 이웃에 불을 지르거나 이웃을 살인하는 매정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웃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저지르는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의 전통 미덕으로 내려오던 ‘이웃사촌’이란 말도 이제는 옛말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할 정도이다.
하지만 아래 위층에 살면서 친척보다 더 가깝게 자매처럼 지내는 이웃이 있어 아직 살맛나는 세상을 느끼게 하고 있다.
남구 옥동 옥서홈타운에 사는 노미정(41)씨는 위층에 사는 강숙경(42)씨와 한 살 차이로 그냥 친구로 지낼 수 있지만 여전히 언니로 ‘깎듯이’ 대접하면서 지낸지 10여년이 넘었다.
노씨는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층간 소음문제에는 그다지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당연히 아래층에 살면서 위층에서 나는 소리가 안들릴 수 없다. 하지만 노씨는 “서로 이해를 하면 문제될 것이 거의 없다”며 “더불어 사는 세상에 함께 배려를 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9시 이후에는 뛰지도 않고 큰 소리도 내지 않는다. 아래층 위층간 이웃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몸에 밴 것이다.
노씨와 강씨는 언제나 한 자매처럼 생일 때는 물론 자녀 입학식과 졸업식도 빠짐없이 서로 챙겨주고 있다.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들 공부 얘기는 빠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다닐 학원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은 기본이 됐다.
또 누구랄거 없이 각자 맛있는 요리를 할 때면 먼저 갖다줄려는 마음이 더 앞선다.
이웃이면 음식도 서로 나눠먹고 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 요즘 아파트에 갇혀 사는 사람들은 앞집은 물론 위, 아래층에 누가 사는지 조차 모르고 지내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자기 밖에 모르는 각박한 세상으로 내몰린 우리네 삶이 잠시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이다.
강씨는 “이웃에 친 동생은 아니지만 친척보다 나은 이웃사촌이 있어 세상사는 재미가 더하다”며 “항상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같이 나눠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노씨와 강씨처럼 이웃간에 정을 주고 사는 사람들이 아직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그러나 아파트에 사는 대부분은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잘 모르고 산다.
한 번쯤은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챙겨보는 따뜻한 마음이 요즘같이 이웃을 경계하며 각박하게 살아가는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