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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소비자피해성인연령 만19세로 낮아져
계약취소권 행사 못해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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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재현 울산시 소비자보호센터 팀장
  • 승인 2013.02.22 21:29
  • 댓글 0

   
▲ 윤재현
태블릿 PC를 구입하고 실컷 사용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환불해달라고 하는 소비자가 있다. 판매자는 소비자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법적으로는 환불해줘야 한다.

블랙컨슈머 이야기가 아니다. 민법 제5조에 규정된 ‘미성년자의 계약 취소권’ 때문에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은 미성년자가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미성년자가 “우리 엄마가 다시 돈으로 바꿔오라고 하던데요”하면 판매자는 환불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민법의 세계에서 이와 유사한 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치산자 정도이다. 물론 금치산자는 미성년자보다 더 많은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금치산자선고가 내려진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법상 미성년자는 최대한의 보호를 받는다고 말할 수 있다.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자가 법원의 선고가 있어야 가능함에 반해 미성년자는 만20세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자동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왜 법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미성년자를 이렇게까지 보호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소비자보호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미성년자와 거래하는 업체들로 하여금 제품 판매에 신중을 기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민법이 강력하게 미성년자를 보호해야만 업체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스마트폰을 개통하게 하거나 고가의 화장품을 판매할 때 미성년자와 단독으로 계약하지 않고 부모님의 동의를 받은 후에 계약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혹자는 이를 악용하는 미성년자가 있을 수도 있고 사업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필자가 소비자센터에 근무하면서 이를 악용하는 미성년자는 한명도 보지 못했으며 판단력이 미숙한 미성년자만을 노리고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몇몇 악덕 사업자들만 기억하고 있다. 물론 민법이 미성년자의 모든 법률행위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사술을 사용하는 미성년자들은 보호받지 못한다. 즉 미성년자 계약 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술을 사용한다는 의미는 성인인 척하거나 부모님의 동의서를 위조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 사술을 사용해야 미성년자 계약취소권이 배제되느냐에 관해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판례는 적극적인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인 동생이 성인인 형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거나 주민번호 앞의 9자를 8자로 고치는 것 등을 말한다. 단순히 말을 적게 하는 등 점잖은 행동으로 나이가 들어 보이는 소극적인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요즘 학생들이 영악하다고 하지만 순진한 학생이 대부분이고 이들을 노리는 일부 사업자들을 마케팅에 대응할 수 있는 방패는 민법에 규정된 미성년자 계약취소권이 가장 효과적이다.

올해 7월 1일 부터 민법상 성년 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아진다. 개정의 이유는 인터넷이나 방송 등 정보매체의 발달로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조숙해져 성년 연령을 낮추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그리고 공직선거법과 청소년보호법이 만 19세를 기준으로 하는 것과 형평이 맞지 않다는 것과 대학생활의 시작 시기 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법리적인 측면에서야 타당하지만 미성년자 보호하는 정책적인 이유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고등학교 이전에는 사회와 격리가 되어 있어서인지 소비활동 자체가 적어 피해가 자주 접수되지 않는다. 수학능력시험 후 대학 1~2학년 때가 피해가 집중되는 시기인데 현행 성년 연령이 만 20세라 대학 1학년 때까지는 불필요한 고가의 자격증 교재를 구입해도 취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성년 연령이 만 19세로 낮아지면 생일 지난 대학 1학년 학생들은 미성년자 계약 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어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혹자는 문제가 되는 미성년자 소비자 피해의 대부분이 길거리, 대학 캠퍼스 등 일반거래가 아닌 방문판매 등에 관한법률이 적용되는 사례라 14일 이내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성년자들이 자신의 실수에 대해 즉시 부모님에게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님에게 말 못하고 혼자 고민하다 몇 달 후에 소비자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많다.

학생들이 신용카드가 없으니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다가 업체로부터 지로용지를 받거나 독촉을 받은 후에야 소비자센터에 접수하기 때문이다.

민법은 거래의 안전과 사회·경제적 약자 보호 사이에서 갈등한다. 성년 연령을 낮추는 것이 선거연령을 낮추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이로 인한 만19세 학생들의 피해증가가 우려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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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현 울산시 소비자보호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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