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학원연합회 회원들이 ‘불법 과외·공부방 근절, 학원보내기’ 홍보 캠페인을 벌이면서 울산시교육청 명의를 임의로 도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실제 27일 남구 신정동 여천천 인근 아파트 밀집지역에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불법과외·공부방 근절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인증받은 학원(독서실)으로 보내 소중한 자녀를 보호합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있다.
특히 이 현수막은 울산시교육청과 울산지방경찰청, 울산시학원총연합회 공동 명의로 돼 있다.
현수막대로라면 시교육청이 공교육의 반대급부인 사교육 단체와 손잡고 학원보내기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수막은 이달 24일부터 울산의 아파트 밀집지역 30~40곳에 걸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복만 울산교육감은 2010년 6월 학원비 인상 발언으로 파문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교육감 당선 소감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도 엄연한 교육의 한 축”이라며 “학원비를 현실에 맞게 인상하고 학원교습시간제한과 같은 사교육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이 문제가 된거다.
이 발언을 두고 교총과 전교조, 학사모, 참교육학부모회는 일제히 비판성명을 내 “공교육의 수장이 사교육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을 밝힌 게 말이 되느냐”며 반발했다. 더욱이 전교조는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학원 단체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그 대가로 이익을 보전받기로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밀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김 교육감은 논란이 일자 “공교육에 집중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작년에 학원비 인상 상한선 확정을 놓고 10개월간 뜸을 들이면서 또다시 밀월 의혹과 논란이 재탕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학원보내기 홍보 현수막은 과거의 논란과 의혹에 불을 붙인 격이 돼 버렸다.
여론이 악화되자 울산학원연합회는 사태 진화에 발 벗고 나섰다.
심성윤 울산학원연합회장은 “연합회 회원인 보습학원 원장들이 울산교육청과 울산경찰청에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임의로 현수막을 제작한 것”이라며 “문제가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당장 현수막을 떼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인가한 학원의 경우 성범죄와 고액수강료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강사를 채용할 때 경찰에 성범죄 여부를 조회하고, 수강료조정위원회가 정한 학원비 상한선도 지키고 있다”며 “그런데도 사교육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법 과외방·교습소와 똑같이 취급받는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의 불만이 표출돼 벌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명의를 도용당한 울산시교육청과 울산지방경찰청은 “울산학원연합회에 명의를 써도 된다는 사전 허가를 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울산을 비롯한 전국학원연합회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불법 과외방·교습소를 법으로 규제하기 위한 입법 발의를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