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에 둘러싸인 울주군 온산의 홍명고를 일반계 고교가 부족한 범서·천상 신흥주거지역으로 옮겨 짓는 현안이 이전경비 부족으로 비상이 걸린 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전경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산업단지 지정과 학교이전 승인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홍명고 이전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0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사립 홍명고를 2015년 3월 개교예정인 공립 (가칭)천상고로 이전한 뒤 홍명고 교명을 승계하는 계획이 2011년부터 추진 중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1998년 평준화 이후 고질화된 홍명고 배정불만은 물론, 신흥주거지면서도 일반고가 1곳밖에 없어 매년 약 200명의 중3 졸업생이 남구로 배정되는 범서·천상주민 민원까지 한꺼번에 해결되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이전경비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홍명고 이전에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현재 교육청이 추산한 홍명고 이전경비는 약 320억원. (가칭)천상고 신설부지는 경사도가 가팔라 학교 터를 닦는 조성비만 약 100억 정도 소요된다는 전문가 소견이 나오면서, 당초 예상한 211억보다 100억 이상 확 올랐다.
그동안 홍명고 학교법인인 태화학원은 △지금의 홍명고 부지를 팔고(140억) △여기에 교과부 지원금을 보탠 뒤(181억) △그래도 모자라는 경비는 교육청에 지원을 요청해 충당하면 된다고 판단해왔다.
하지만 교과부와 교육청의 계산은 태화학원의 셈법과 다르다. 일단, 교과부 지원금 181억원 중 부지매입비 등은 반납해야 하고, 교육청 재정지원 또한 어렵다는 것.
실제 교과부 관계자는 “181억원은 ‘공립 천상고 신설’을 기준으로 책정한 ‘표준건축비’”라며 “공립 천상고가 아닌 ‘사립 홍명고로 이전 승계’될 경우에는 ‘부지매입비를 뺀 표준건축비의 부족분’만 지원 가능해 반납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 이전에 보조해 줄 수 있는 교육재정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7조1항)에 명시된 ‘부지매입비를 뺀 표준건축비의 부족분’”이라며 “그 범위를 벗어난 예산지원은 특혜시비를 초래하거나, 문제 발생시 우리청의 귀책사유가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또 표준건축비는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 있고 부지조성비나 급식소, 다목적강당(체육관) 건축비는 아예 지원 항목이 아니다”며 “총 이전경비 320억 중 100억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간개발자가 홍명고 부지를 포함한 청량면 용암리 일대에 추진 중인 용암산업단지조성사업이 울산시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홍명고 부지 매각대금 140억원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홍명고 이전경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홍명고 이전은 무산되고, 홍명고 이전을 전제로 조건부 신설승인된 (가칭)천상고 개교 문제도 교과부 중앙투융자심사 절차를 새로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홍명고 이전 분쟁을 중재해 온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중재에는 경비 확보는 전혀 문제없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며 “현재로선 이전경비 확보가 산업단지 지정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