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승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소장

금년도 2월말 통계청의 고용통계에 의하면 전체 실업률은 4.0%로 작년 평균 실업률 3.2%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동절기라는 계절적인 측면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1%로 전월보다 1.6% 포인트나 상승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모든 연령대의 취업자 수는 증가하였으나 2~30대만이 감소하였다고 하니 청년층 구직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특별법까지 만들어 시행중에 있으나 최근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청년실업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을 짚어보면, 첫째, 산업 구조의 고도화에 따른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으로 동일 생산대비 일자리 증가 규모의 하락에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서 과거 제조업 위주의 성장 하에서는 1% 경제 성장은 약 10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나 지금은 5~6만 명의 일자리도 만들어 내기에 벅찬 실정이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이 기업의 신규채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노동시장으로 신규 진입하는(School to work) 청년층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둘째, 대학 진학률의 증가로 대졸자수의 대폭적인 증가이다. 2000년 68%이던 진학률이 2008년도에는 83.8%까지 올라가 정점을 찍고 다소 하락하여 2011년에는 72.5%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비하면 높은 수치이다. 일자리 수요는 줄어든데 반하여 취업을 해야 할 고급 인력은 큰 폭으로 늘어나는데 또 다른 원인이 있다.

셋째, 청년 구직자의 대부분이 대졸이상의 고학력이다 보니 너도나도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 또는 사무직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사무직이라도 근로조건이 낮거나 생산직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서는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반면에 청년 구직자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이는 구인처와 구직자의 눈높이 차이에서 발생하는 소위 미스매치(mismatch)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의 직업교육의 문제이다. 인문계 고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조차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을 하다 보니 대학 졸업 후 고학력 실업자로 전락되고 마는 것이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4년 후 대학을 나온 친구들보다 앞서갈 수 있다면 굳이 대학을 갈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한 직업교육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직업관을 확립하도록 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확립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청년실업의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문제도 아니요, 어느 한쪽이 잘못해서 발생한 문제도 아니다. 복합적이면서 구조적으로 발생한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시급한 사안을 두고 책임 소재와 장기적인 대책만을 논할 일은 아니다.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은 당장 시행을 해야 하고 교육 같은 장기적인 문제는 관련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명칭 변경과 함께 청년실업의 해법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명칭에 고용을 붙인다고 해서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정책 역량을 고용에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청년 구직자의 취업능력 강화를 위한 직업능력개발계좌제를 실시하여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취업캠프 등을 통해 구직기술을 향상시켜 주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 내에 취업지원관을 상주시켜 대학생들에게 진로 지도를 통해 취업을 돕는 등 다양한 경로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고졸자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열린 고용을 확산시켜 많은 대기업들이 호응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사실은 청년 구직자들의 직업에 관한 가치관의 확립이다. 누가 봐도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는 한정되어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은 직장만을 고집하고 원한다면 앞서 말한 미스매치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청년 구직자들이 조금만 눈높이를 낮춰 보면 우리 주위에 알짜 같은 중소, 중견기업이 의외로 많다. 실속 없는 용의 꼬리가 되기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어 자기 스스로의 역량을 활짝 펴 보는 것도 자아실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국가의 미래가 앞으로 주역이 될 청소년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 현재의 청년실업의 문제는 우리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이다. 청년 구직자들도 스스로 눈높이를 조정하여 work-net 같은 공공 기관의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하거나 유용한 취업포털을 이용하여 대기업 못지않은 우수한 중소기업을 찾는다면 본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실업의 질곡에서 탈출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청년 구직자들이여 생각을 바꾸고 시야를 넓혀서 희망의 나래를 활짝 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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