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기를 앞두고 울주 쌍용하나빌리지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뒤편 경사지가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6번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울산매일포토뱅크

“제2의 우면산 산사태 날까 두렵습니다.”
울산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 쌍용하나빌리지 한 입주민의 말이다.
올해 우수기를 앞두고 이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뒤 경사지는 2000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6번 무너져 내렸다. 2년에 한번 꼴로 붕괴사고가 난 셈이다. 발생한 붕괴사고는 5~9월 집중됐다. 소델로(2003년) 나비(2005년), 에위니아(2006년) 등 큰 태풍 때는 어김없이 사면 붕괴사고가 있었고, 2000년과 2008년에는 집중호우로, 2012년 3월에는 해빙기 때 암반이 붕괴됐다.
총 붕괴면적은 2,800m²다. 다행히 대규모 붕괴 및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사지는 높이가 20~34m, 최고 경사 59도, 평균 경사 41도에 이르는 가파른 지역이 400여m 펼쳐져 있다. 아파트는 1999년 건립돼 현재 23개동 1,80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일부 건물은 경사지와 불과 30m정도 거리다.

울주군은 급경사지가 크게 붕괴할 경우 8개동 690가구, 2,300여명이 피해를 입는 대형 참사가 우려돼 이 지역을 붕괴위험지역 및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했다.

경사지 정비에는 27억여원이 들 것으로 예상돼 지자체나 아파트의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엄두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붕괴위험이 다분한데도 별다른 보강 없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은 부도가 나 책임을 물을 수도 없게 됐다.

사실상 국비지원만이 희망이다. 그러나 사유지란 이유로 정부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군과 주민들은 지난달에도 소방방재청을 찾아 국비를 요청했다.

하지만 ‘사유시설이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더라도 전국적으로 공공시설 재해위험지구가 많아 국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그러나 소방방재청의 입장과는 달리 사면붕괴위험이 있는 민간아파트에 국비를 지원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부산, 대전 등 전국 5곳에 국비지원으로 정비사업이 추진됐다.

지난 2월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아와 주민들이 희망도 가졌으나, 아직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다각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으며 국비지원의 근거마련을 위해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강길부 의원 등이 자력으로 보수보강이 어려운 공동주택의 공용부분에 대해 국비 지원을 할 수 있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해 놓아 통과되면 법률에 따라 국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쌍용하나빌리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로 재해 위험이 더 높은데도 정부는 법리만 따지고 있다”며 “주민들이 원인제공을 한 것도 아니고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울주군도 안전조치를 우선 해 놓고 비용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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