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이 식품접객업자에게 음식재료의 유통기한을 확인할 의무가 있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사실을 몰랐다는 이유로 책임을 면제해 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원고는 동구청장이 부과한 과징금 540만원을 취소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과징금부과 취소소송을 낸 A씨는 단란주점을 운영하던 중 2012년 동구의 위생 점검에서 조리대와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후추와 어묵이 발견,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15일에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유통기한이 지난 사실을 몰랐고, 후추와 어묵을 조리에 사용하지 않아 과징금 부과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는 식품접객업자로서 영업에 사용되는 원료가 유통기한이 지난 채 보관되지 않도록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단지 유통기한이 지난 사실을 몰랐다는 이유로 책임이 면제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후추와 어묵은 조리의 목적으로 보관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식품접객업소를 정부가 허가사업장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는 것은 다중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비록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유통기한이 지난 사실을 몰랐고, 조리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즉 사용은 하지 않았지만 보관되어 있었다면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법원의 판단은 바로 여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올해는 무더위가 어느 해보다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된 것과 함께 지난해부터 식중독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음식물에 대한 주의가 더욱 각별해졌다. 때문에 법원의 이번 판단은 모든 식품접객업소에 경종이 될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식중독 발생 건수가 전년보다 80% 급증했다. 한동안 식중독 사고가 줄어들다 다시 고개를 들게 된 것은 식품접객업소와 음식물유통업자들의 긴장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식중독 문제는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가정에서의 위생은 물론이고, 다중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이나 대중음식점 등에서의 청결은 절대적이라 하겠다. 만약 취급음식 중에 하나라도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일 경우 수십에서 수백 명이 집단 식중독에 감염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온에 관계없이 오랜 저항력을 갖고 있는 노로바이러스로 식품안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영양학과의 한 교수는 “예전에는 식중독이 주로 5~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과 생존력도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후추·어묵과 같은 양념이나 식자재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법원의 판단도 이런 측면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이번 판결이 말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