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상인들의 ‘개문냉방(開門冷房)’ 행위에 대한 본격 단속을 시작한 가운데, 울산지역 유통가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8월 말까지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이른바 개문냉방 행위가 적발되면 위반 횟수에 따라 경고장 발부 또는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울산시는 단속이 시작된 첫날 5개 구·군과 함께 지역 400여 곳의 매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활동을 벌인 결과 동구 3곳, 남구 1곳 등 총 4곳만이 적발돼 경고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에 단속된 매장의 경우 단속 기간을 미처 알지 못해 개문냉방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바로 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지난해 단속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눈을 피해 매장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영업하고, 단속 시 반발하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찾아간 중구 젊음의 거리에는 화장품 가게, 팬시점, 구두·의류 가게, 액세서리 등 수십 개의 매장이 밀집해 있었지만, 이 중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한 의류 매장은 출입문 대체용으로 안이 들여다보이는 투명 비닐커튼을 설치해 에어컨을 켜 놓은 매장 내의 냉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했다.
특히 비닐커튼 양 쪽 중간 부분에 자석을 부착해 손님이 출입하고 나면 다시 자동으로 비닐커튼이 닫히도록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매장 관계자는 “자석형 방풍 비닐커튼은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저렴하다”며 “매장 내부를 보이도록 해야 손님을 끌 수 있다는 업계 특성과 개문냉방을 금지하는 정부 정책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그동안 사용을 하지 않던 자동문을 오늘부터 쓰고 있다”며 “유리창도 깨끗이 닦고 시야를 가리는 상품은 옆으로 치워 밖에서도 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남구 롯데마트 주변 식당은 주인이 에어컨 리모컨을 들고 다니며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등 단속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고, 골목 곳곳의 소형 상점은 여전히 문을 열어 놓고 손님을 받았지만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돌렸다.
이처럼 지역 상인은 전력 부족 상황을 이해한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휴대폰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5)씨는 “전국적으로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니 될 수 있으면 지키려 노력한다”며 “상인들뿐만 아니라 손님도 같은 생각인지 가끔 문이 열려 있으면 ‘왜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냐’며 오히려 손님이 핀잔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을 비롯한 전 국민들이 정부 절전대책에 동참함에 따라 이날 한 낮 기온이 30.7도까지 올라갔음에도 불구, 전력수급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며 “한다면 하는 우리민족 특유의 성향이 올 여름 전력대란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