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진행 예정인 ‘북극항로 시범 상업운항’의 기항지로 울산항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해양수산부와 항만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한진해운, 현대글로비스 등 3사는 내달 중순 국내 해운사로는 처음으로 북극항로로 화물을 실어 나르기로 하고 구체적인 출항 날짜와 화물 종류 등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정부는 시범 운항에 나서는 선사들에게 항만 이용료를 감면해주거나 러시아 쇄빙선을 최저 요금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며, 오는 25일 열리는 ‘1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시범 운항의 기항지로 울산항이 선정될 것으로 전망돼 향후 북극항로 모항 지정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시범 운항을 통해 나르는 화물이 울산항 주력 화물인 조선기자재와 석유류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시범 운항 업체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조선 기자재 관련 화물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석유(에너지) 관련 화물 등을 각각 실어 나를 예정이며 시범 운항을 통해 문제가 없다면 차츰 운항 횟수를 늘려 나간다는 구상이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울산항은 과거 북극항로 운항 경험이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시범 운항에서 울산항이 기항지로 포함되면 향후 울산항을 북극항로 모항으로 육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울산항은 우리나라를 기점으로 하는 북극항로가 처음 시험된 곳으로, 지난 2009년 7월 말 독일 벨루가시핑 소속의 화물선 프래터니티호와 포사이트호가 6일 간격으로 울산항에서 출항해 러시아 쇄빙선의 호위를 받으며 한 달 보름여의 항해 끝에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에 입항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울산항에서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이 북극항로 개척과 맞물리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우라나라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의 거리가 단축돼 선박 운항 기간도 10일 줄어드는 효과에 집중한다.
하지만 실제 선주·화주들은 이 같은 효과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며 “이는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지금과 같이 운행 중간 중간에 다른 항만에 들러 화물을 하역 및 선적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러시아지역의 에너지 개발이다”며 “러시아 자원개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플랜트와, ESPO유 등 석유 거래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이 울산항이어서 향후 북극항로 모항 지정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항만공사는 오는 23일 ‘울산항 북극항로 개발 협의체’를 출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