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업체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물 수송에 소극적이어서 이달 말이나 내달 초로 예정된 북극항로 시범운항 기항지 선정에서 울산항이 사실상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북극항로 시범 상업운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당초 유력한 기항지로 꼽혔던 울산항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항지에서 사실상 배제될 전망이다.

20일 해양수산부와 현대글로비스 등에 따르면 양 측은 8월 말~9월 초 진행될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대한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와 일정, 화물 및 기항지 선정 등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늦어도 9월 초에는 시범운항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기항지 선정으로, 당초 북극항로 시범운항의 첫 기항지로 대규모 유류단지가 있는 울산과 여수, 광양항 등이 거론됐다.

이 중 울산항은 과거 북극항로 운항 경험이 있는데다 시범운항으로 나르는 화물이 조선기자재와 석유류 등 울산지역 주력 화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해 기항지 선정에 가장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더욱이 울산항에서 추진 중인 동북아오일허브 사업과 북극항로 개척이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내에서도 기항지 선정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조건에도 불구, 울산지역 기업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물 수송에 소극적이어서 해수부가 여수, 광양 등을 기항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 울산항이 사실상 기항지에서 배제될 것으로 우려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울산지역 정유사 측에 시범운항 참여를 요청했으나 해당 업체들은 기존 중동산 원유에 비해 북극항로를 통해 북해산 및 러시아산 원유를 공급받는 것은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따라 정제유 등 다른 에너지화물 확보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울산에서 의사를 표하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항지 선정이 완료되지 않아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여수, 광양, 대산, 인천 등에서 물량확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한 데 대해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시범운항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유빙을 견딜 수 있는 선박을 갖춰야 하고, 쇄빙선 이용료 및 러시아 통과세 등 부가비용이 드는 데 반해 정부에서 제공되는 인센티브는 없어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지난달 울산항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해 본 결과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개척의 첫 기항지로 기대를 모았던 울산항이 기항지 대상에서 사실상 밀려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석유 및 조선기자재 등 울산지역 산업과 직접 연관된 이번 시범운항에도 기항지로 지정되지 못하는 식이라면 앞으로도 울산항은 북극항로 기항지에서 계속 빠지게 될 것”이라며 “지역 정치권에서는 울산항이 북극항로 기항지가 될 것처럼 얘기해 놓고 막상 아무런 지원체계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동북아오일허브 사업 등 정부의 약속을 받아냈다는 말도 전부 빈 소리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이번 시험운항 기항지 지정은 단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닐 뿐 향후 북극항로 개척에 대한 인센티브와는 관련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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