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석근

수년 전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재를 당해 안타깝게 소실되었다. 5년여 긴 시간동안 국내 최고의 문화재 전문 관계자들을 비롯한 건축가들이 참여해 지난 해 새로운 모습으로 중건되었다.
숭례문을 복원할 당시 복원하는데 필요한 기둥이 80여개인데 그 기둥의 굵기가 남한에서 자라는 소나무의 지름이 80cm 이상이여야 기둥으로써 재목감이라 했다.
불행하게도 남한 땅 전체적으로 파악된 소나무는 보호수까지 합쳐 60여 그루 밖에 되지 않으니 부족한 양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울진 부근에 있는 시성계의 윗대 산소인 준경묘 도래솔(보호목)이 수백 년 된 나무들이여서 20그루는 무상으로 기증한다는 소식이 신문보도를 통해 듣고 박수를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국보 1호인 숭례문은 우리 산야에서 자라는 나무들로 복원된 것으로 보아진다.

울산의 태화루는 영남 3루(4루라고도 함) 가운데 가장 경치가 아름답고 건축미가 뛰어나서 제일로 꼽았다고 한다. 태화루, 촉석루, 영남루, 영호루가 모두 빼어난 건축미와 강물이 유적(流謫)하게 흐르는 강 언덕 돈대 위에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전해오는 문헌에 따르면 태화루를 찾아오는 수많은 시인 묵객이 태화루 절경을 글(시)로 남겼다.

특히 권근의 ‘태화루기’나 서거정 ‘울산 태화루’, 시문과 김종직의 ‘태화루에서 세 번과 함께 읊다’를 살펴보면 황용연에 비친 태화루의 아름다운 모습을 짚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예찬한 시문들이 많이 남아 있고, 태화루의 옛 모습을 가정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태화루 곁(남쪽)에 평원각(平遠閣)이 있었다고 하니 울산 옛 팔경은 더욱 아름다운 풍광을 말해주는 것 같다.

이제 머지않아 울산 시민들의 소망이던 태화루가 전통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되살려 새로운 모습을 보게될 것 이다. 하지만 태화루 복원에서 가장 궁금하게 생각했던 점은 사용될 목재들이 우리 강토에서 자란 소나무로 건축되었는지가 궁금하다.

선조들은 조선 소나무를 분류할 때 최고품을 황장목(黃腸木), 그 다음을 청장목(靑腸木)이라 불렀다. 이들 황장목, 청장목은 모두 용비늘을 피부에 두른 선풍도골(仙風道骨)로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질 좋은 나무들이다. 1등급은 왕실에서 관곽재로 썼고 2등급은 궁궐이나 대찰을 지을 때 사용했다.

이런 소나무들은 위로는 백두산의 미인송, 울진의 금강송, 강원도의 강송이었고, 아래로는 봉화의 춘양송, 안면도 안면송이 대표적인 우리나라 소나무의 최고 산지였다.
내년이면 아름다운 위용을 선보일 태화루 중창은 4백 수십 년의 긴 시간동안 기다려온 울산 시민들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이 태화루를 한국 최고인 신응수 대목장이 준비한 나무와 그의 빼어난 한옥 기술로 새워지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백제 왕궁을 복원한 이후 기자 회견이 있었다. “다음에 대목장께서 지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느 것 입니까?” “건강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으로 황룡사와 9층 목탑을 지어 보는 게 꿈입니다.”

어쩌면 그의 마지막 꿈인 황룡사가 복원되기를 빌며, 신 대목장의 그 꿈에 앞서 영남 4루인 태화루가 다시 모습을 보일 마무리 과정에 들었다.

120만 울산 시민 뿐만이 아닌, 영남 4루를 가진 고을사람 모두가, 아니 전 국민이 다시 태어나는 태화루를 손꼽아 기다리며 풍토 넉넉한 모습이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