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5월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모두 25차례의 교섭 끝에 2013년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번 임단협에서 노사는 ‘원칙과 명분’을 맞교환하며 서로의 실리를 취한 모습이었다.
◆회사 ‘원칙’, 노조 ‘명분’ 강조
올해 임단협은 지난해 임금협상(21차례 협상·8월 30일 마무리)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빨리 마무리됐다.
임금협상 외에 단체협상까지 함께 다뤄 협상장기화가 예상됐지만 노사 교섭대표가 교섭에 적극성을 보이며 빠른 시일 내 타협점을 찾았다.
노사는 지난 7월말과 8월 초 여름휴가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실무협상을 갖는 등 대화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현대차의 올해 임단협 기조는 ‘원칙있는 교섭을 통한 새 노사관계 정립’이었다.
이를 위해 현대차 측은 사회통념과 벗어난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1,000만원 △조합활동 면책특권 △정년 61세 △연월차 사용분에 대한 추가 금전보상 등 노조의 불합리 요구에 대해서 분명한 수용불가 입장을 관철했다.
또 △퇴직금 누진제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고용과 무관한 해외공장 신설 에 대한 심의의결 등 노조의 인사경영권 침해 요구 및 이미 노사간 합의가 끝난 휴일특근 조건 재협의 요구에 대해서도 ‘수용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파업에 대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지켰다.
반면 노조는 교섭과정에서 ‘조합원 복지’를 강조하며 명분을 지켰다. 또 고용안정과 노동안전을 확대하며 안정된 일터 강화, 진료비 지원 등 건강제도 강화, 장기근속자 예우 규정 등 복지제도 강화 등을 내세웠다.
또 외부의 비난과 우려를 감안해 불합리 요구안을 철회하는 성숙된 협상자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최대의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경영위기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노사가 전년도 수준에서 임금인상안을 결정한 것은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어 파업 반복돼 아쉬움 남겨
강성 성향의 현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뒤 지난해 임협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파업을 강행했다.
이는 합리 성향의 이경훈 전 집행부(2009~2011)의 3년연속 무파업 임단협 타결과 대조된 모습이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중 지난달 20·21·23·26·28·30일과 이달 2·3·4·5일 등 10일간 각 2∼4시간 부분파업 했다.
노조의 10차례 파업으로 차량 5만191대를 만들지 못해 1조225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임협 과정에서 12차례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차량 8만2천대를 생산하지 못해 역대최대 규모인 1조7천48억원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였다.
울산지역 상공계는 노사의 잠정합의안 도출 소식에 늦게나마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파업 악습이 되풀이된 것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늦었지만, 노사가 합의점을 찾고 현대차가 하루빨리 정상화되는 계기를 마련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현대차 협력업체들도 잠정합의안 도출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기범 현대·기아차협력회 부회장은 “협력업체가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올 임단협 잠정합의안 나오기까지 일지
▲5.6∼8=노조, 임시대의원대회 임단협 요구안 확정
▲5.28=노사 임단협 상견례
▲8.6=노조, 17차 임단협서 결렬 선언
▲8.7=노조,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
▲8∼9일=노조, 임시대의원대회서 쟁의발생 결의.
▲8.13=노조, 재적 대비 70.8% 찬성으로 파업 가결.
▲8.16=윤갑한 사장, 노조 사무실 방문
▲8.20=노조, 1·2조 각 2시간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
▲8.23=1·2조 각 4시간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
▲8.24=특근거부
▲8.26=1·2조 각 4시간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
▲8.27=19차 임단협서 27개안 의견 접근
▲8.28=1·2조 각 4시간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
▲8.29=20차 임단협서 8개안 추가 의견 접근
▲8.30=21차 임단협서 회사가 기본급 9만5천원, 성과급 350%+500만원, 목표달성장려금 300만원, 주간연속 2교대제 정착특별합의 명목 통상급의 50% 지급 등 제시.
▲8.31=특근거부
▲9.2=22차 임단협서 회사가 1인당 수당 7천원 지원, 주간연속 2교대제 정착특별합의 명목 통상급의 100% 지급 등 제시. 노조, 1·2조 각 4시간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
▲9.3=노조, 1·2조 각 4시간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
▲9.4=노조, 1·2조 각 4시간 부분파업
▲9.5=25차 임단협서 잠정합의한 마련.
▲9.9=노조,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 조합원 찬반투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