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이 때 아닌 녹조로 비상이 걸렸다. 가을로 접어들면 여름내 기승을 부리던 녹조도 사라지는데 반해, 올해는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관리청은 낙동강 함안보 구간에 남조류 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10일 오후 5시를 기해 수질예보를 관심에서 두 단계 높은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이후에도 녹조가 낙동강 수계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계 단계가 발령된 함안보와 울산시민의 상수도 취수장인 물금취수장과의 거리가 51㎞에 불과, 물금취수장 주변도 경계단계 발령이 임박했다. 낙동강환경관리청은 이처럼 녹조가 전 방위로 확산되자 11일 오후 낙동강수질관리협의회를 긴급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질개선을 위해 남강댐과 함안보의 방류량을 늘이는 한편,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녹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낙동강 물을 주 상수원으로 하는 낙동강수계 주변의 자치단체들에게 당장 불똥이 떨어졌다. 우선 정수처리에 들어가는 약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물론, 정수에 따른 시간과 인력부담도 대폭 늘어나게 됐다. 특히 낙동강수계에서 벗어난 울산시는 1일 16만 톤의 낙동강 원수를 취수하는데 따른 ‘물 사용료'도 지불해야 해 이중삼중의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녹조가 9월 이내에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경우 올해 울산시가 낙동강원수 사용료와 정수비용은 1백억 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세수감소 등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울산시가 최대 복병을 만난 셈이다. 낙동강에서 녹조 경계단계가 발령된 것은 지난해 1월 수질예보제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더욱이 가을녹조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낙동강환경청은 “현재 조류의 먹이물질인 영양염류가 풍부(부영양화)한 상태에서 일사량, 수온, 체류시간 등의 원인자가 남조류 최적서식여건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은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로 접어들었다. 수온이 직접적인 원인이라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일사량과 체류시간이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 가을녹조가 심회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 낙동강수계에 건설한 보(洑)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수질개선을 명분으로 건설한 보가 결국 수질을 악화시키게 됐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보 건설로 물의 흐름이 늦어지면서 녹조가 창궐하게 됐다면 물의 흐름을 과거로 돌리는 수밖에 없다.
대구환경관리청은 “유례없는 올해 여름의 폭염이 녹조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면 흐르지 않은 강을 만든 4대강 보(洑)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낙동강 가을녹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인근 댐의 방류량을 늘이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는 4대강 보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아무튼 낙동강수계에도 있지 않아 돈을 주고 사와야 하는 물에 낀 녹조까지 제거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울산시의 처지가 그저 난감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