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목전에 닥친 현실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남태평양의 소규모 무인도가 한 해에도 몇 개씩 수장(水葬)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도 않는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말로만 기후변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는 무감각해지고 있다. 특히 불과 30~40년 후면 닥치게 될 문제도 자신들과는 무관한 듯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주군이 이 같은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울산지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연구용역을 실시, 23일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서 발표된 내용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 전체를 뒤바꿀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용역을 진행한 울산발전연구원은 최근 10년 간 울주군 지역의 기온이 평균 13.1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2040년까지 1.2도, 2070년까지 2.8도, 2100년 4.9도가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게 될 경우 2070년은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4도가 높은 17.1도, 2100년이면 22도나 된다는 결론이다. 이 정도의 기온이면 아열대를 넘어 열대지방에 근접했다고 할 수 있다. 30년씩을 주기로 분석한 기온상승폭도 1.2도, 2.8도, 4.9도씩 갈수록 높아졌다. 기온이 1도만 올라도 생태계가 과거 100년 동안의 변화를 뛰어넘는 변화가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보다 9도나 올라간 2100년의 우리나라 생태계는 현재로서 상상도 할 수 없다. 연평균 강수량도 2010년 현재의 1492.5㎜보다 30년 단위로 335.6㎜, 423.2㎜, 494.5㎜씩 각각 증가함으로써 2100년에는 연평균 강수량이 2745.8㎜로 예측됐다.
이 정도의 강수량이면 동남아 일대와 맞먹게 되고 태풍도 연간 수십 개가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다. 1년에 태풍이 3~4개만 한반도에 직접 상륙해도 난리법석을 떨고 있는 입장에서 수십 개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건축물과 도로, 교량 등 시설물들도 태풍에 강한 자재와 시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울발연은 2100년까지 예상되는 폭염일수가 최근 12.2일에서 54.4일로, 열대야일수도 3.2일에서 55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울발연은 이에 따라 채소류 등 농작물도 아열대기후에 적합한 작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지금부터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열대에 강한 작물로는 부추와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꼽았다. 그리고 임야의 나무 수종도 소나무 중심에서 활엽수로 과감하게 교체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발연은 이와 함께 폭염과 폭설 등 극한 기후에 취약한 노인, 어린이, 기초생활수급자 계층이 광범위하게 분포된 지역에는 냉난방시설을 갖춘 대피장소를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더욱이 매년 재해가 반복되는 풍수해지역의 피해원인을 다각도로 분석, 지역별 대응매뉴얼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40년 후라고 해야 금방 닥친다. 그때 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고 방심하다가는 대재앙을 피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