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이 심상치 않다. 10일 중국 중앙기상대가 수도 베이징을 비롯, 대륙의 대부분인 20개 성에 8일째 황색 이상 경보를 내리면서 중국은 52년 만에 최악의 대기오염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일 최고 대기오염 수준인 적색경보가 발령된 난징의 경우, 휴교와 공장 가동 중지에 이어 보석 쇼에 나온 모델들이 마스크를 쓰고 런웨이를 걷는 진풍경까지 선보였다.
이의 여파로 한반도 역시 연일 짙은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름 10㎛(PM 10) 이하의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지름 2.5㎛(PM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다. 미세먼지의 경우 호흡기 질환과 폐 질환을 일으키지만, 초미세먼지는 허파꽈리를 타고 혈관까지 침투해 뇌졸중이나 뇌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기도 하는 치명적 유해물질이다.
지난 10월 초미세먼지 경보제를 도입한 서울시는 5일 미세먼지 농도가 ㎥당 평균 166㎍(마이크로그램), 초미세먼지가 93㎍까지 치솟자 오후 4시를 기해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치 24시간 평균 25㎍/㎥의 각각 6.6배, 3.7배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절반이 날아오고 나머지 절반은 자동차와 사업장의 배출가스, 가정용 난방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우리의 자구 노력도 중요하지만 중국에 대한 확산 억제 요구도 긴요한 과제다.
문제는 중국 측에 항의를 하려고 해도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백령도 및 제주도 대기오염 집중측정소와, 기상청이 운영하는 태안 기후변화 감시센터가 있지만, 두 기관 간의 자료 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환경부의 외청임에도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중국발 ‘회색 재앙’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특히 초미세먼지와 관련해 정부와 광역지방자치단체 간의 대응이 제각각인 것도 문제다. 환경부는 2015년부터 초미세먼지 경보제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서울시는 올해 초부터 자체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 시내 46개 측정소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초미세먼지 측정자료를 토대로 이미 초미세먼지 경보제를 시작했다. 환경부 계획대로라면 나머지 지자체는 2년 동안 속수무책으로 초미세먼지 구덩이 속에서 살아야 할 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9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관련 예산을 당초 17억 원에서 102억 원 증액한 119억 원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