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울산 남구 황성동 석유화학단지에서 가스관 파손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4일 파손된 가스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구청 제공

울산·온산국가산업단지에는 화학관, 가스관, 송유관 등 각종 위험관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도로굴착 과정에서의 대형사고 위험성은 물론 사용하지 않는 노후관로가 사실상 그대로 방치되면서 2차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8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울산 지역에 매설돼 있는 지하매설물 가운데 1970년대 이전에 매설된 관로는 모두 494.6km에 달한다(수도관 제외).

이 가운데 송전관(350.9km)이 가장 길고, 통신관 8.2km, 화학관 5.3km, 송유관 8.0km 순이다.

70~80년대에는 전화 등 통신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통신관(428.9km)이 집중 설치됐고, 공단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화학관 215.5km도 연장됐다.

90년대에 들어서는 통신관(654.6km), 가스관(275.8km), 화학관(147.2km)이 잇따라 추가 매설됐고, 2000년대 들어 현재까지는 도시가스 보급 확대 등의 이유로 가스관이 2,250.1km 대폭 매설되는가 하면 인터넷 보급 등으로 인한 통신선도 872.2km 추가됐다.

특히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관로의 경우 별다른 철거작업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울산시가 지난 2003년 7월 국가산업단지 내 지하시설물의 위치와 이력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축한 국가산단 GIS 시스템을 통해서도 현재 관로개통여부 등은 일괄 확인 불가한 상황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GIS 시스템상 관로 개통여부는 수천 수만개의 관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며 “GIS에 마련된 데이터베이스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관로의 특성상 유관기관별로 따로 유지·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오래된 관로 가운데 다수가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관로”라고 덧붙였다.

관로별 유관기관이 제각각인데다 통합관리주체가 없다보니 노후돼 사용불가한 관로의 경우 그대로 버려둔 채 새로운 관로를 매설하는 행태가 잇따르는 상황.

관로별로 정기검사, 피복탐사 등 유지관리가 주기적으로 이뤄지고는 있지만 매설 후 20년이 지나면 노후관로로 특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3일 남구 황성동 석유화학단지에서 파손된 가스관도 지난 1991년 말 매설, 23년된 노후관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파손된 가스관 상단부에 새로운 관로가 매설됐고, 특히 파손부위 지점 주변에서는 가스관과 새 관로가 위아래로 나란히 붙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노후된 가스관 바로 위에 새 관로가 맞닿은 채 매설돼 다짐작업 등의 과정에서 직접적 압력이 가해져 지름 16cm의 미세한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한 토목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도로굴착 과정에서 도면에 없던 노후관로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도면상 매설깊이가 1m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어 이번 사고도 가스관의 위치정보상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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