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조류독감(AI)이 또 다시 발병, 가금류 사육농가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열흘 이상 견고하게 유지하던 AI방역망이, 27일 충북 진천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결국 뚫린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충북도 AI방역대책본부는 “진천군 이월면 씨오리 농장에서 오전 10시께 AI의심축이 신고됐다”며 “평소 70%였던 산란율이 20%로 떨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조사반을 긴급 투입, 폐사한 오리의 분변과 혈청을 수거해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오리알을 부화해 새끼 오리를 분양하는 이 농가에선 지난 26일 9마리, 27일 5마리 등 14마리가 폐사했다.

방역본부 관계자는 “축산위생연구소 현장조사반이 현지 확인을 했는데 출혈성 병변 등 AI의심증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확진이 아니더라도 확인단계 정도만 되면 예방적 살처분을 단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 AI확진이 밝혀지면 반경 3㎞이내 농가에서 사육하는 가금류에 대해서는 무조건 살처분을 하고 있다. 확인단계에 이르면 이보다 축소된 500m 이내를 대상으로 한다. 또 AI발생농장 반경 10㎞를 이동제한 구간으로 설정,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살처분과 이동제한을 두고 사육농가의 불만도 만만찮다. 굳이 살처분을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예방적 조치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다. 특히 가금류가 AI나 각종 전염병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생을 철저히 하고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의 불만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또 오리입식도 전면 금지된다. 이와 관련 오리사육을 하고 있는 한 농장주는 “예방적 살처분도 좋지만 막대한 투자를 통해 친환경적인 사육장을 만들고 전염병 발생 없이 오리를 사육중인 농가들마저 현재 선의의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수억 원의 시설투자로 인근에서 AI나 전염병이 창궐해도 단 한 마리의 피해가 없었던 사육농가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AI감염과 살처분 등으로 엄청난 물적·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 친환경인증제를 실시하지 않든가, 예외 규정을 두어야 친환경사육장을 만드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AI감염 보도가 나오면 무작정 가금류관련 판매가 급감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금류에 걸린 오리나 닭은 현장에서 살처분되는 만큼 인체감염 우려가 없는데도 가금류 판매 금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나친 경계심 때문이다. 통상 AI감염 뉴스가 나오기만 하면 닭·오리 음식점의 매출은 30~70%정도 떨어지고 있다. 수년 동안 횟집을 운영하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태로 손님이 끊기자 지난해 말 오리요리 음식점으로 업종을 변경한 업소들은 AI감염 소식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AI의 예방적 방역활동도 이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궤도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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